틱장애와 ADHD는 늘 같이 생길까?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6-11-17 17:41



초등학교 2학년 상현(가명)이 엄마가 속상한 마음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상현이가 요즘 산만한 행동과 집중을 못하는 문제로 담임 선생님께 자주 주의를 받고 있다는데, 반에서 문제아로 취급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고 속상해요. 원래 틱증상이 좀 있었지만, 혹시 ADHD까지 생긴 건가요?"라며 눈시울을 적신다.

상현이는 유치원 때부터 눈을 깜박이고 코를 찡긋거리면서 '음음' 소리를 내는 증상이 있어서 부모도 틱증상을 의심했지만 심하지 않았기에 차츰 좋아지겠지 생각하고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2학년 올라와서는 틱증상이 더 심해졌고, ADHD까지 의심되는 상황까지 된 것이다.

엄밀히 보면 틱장애와 ADHD는 다른 질환이다. 우선 틱장애는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무의식적으로 갑자기 빠르고 불규칙하게, 반복적으로 근육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장애이다. 그 원인은 운동조절을 담당하는 뇌신경 회로 가운데, 불필요한 동작이 나오지 않도록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기저핵의 선조체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다.

이에 비해 ADHD는 우리말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서, 자신의 행동과 충동을 통제하고 주의집중을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의 전전두엽의 미숙으로 인하여 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의 3가지 특징으로 보이는 신경정신장애이다.

원칙적으로는 별개의 질환이지만, 아직 성장발달 중인 아이들 뇌신경의 불안정성 때문인지, 틱장애와 ADHD는 흔히 동반되는 질환으로 32% 정도 같이 발생한다. 앞서 상현이의 예와는 다르지만, 대개는 ADHD가 틱증상보다 1~2년 전에 나타날 때가 일반적이다. 심한 틱장애인 뚜렛장애는 ADHD와 동시에 발생할 확률이 50~60%까지 높아지며, 각기 단독으로 발생한 경우보다 예후가 훨씬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은 "틱장애와 ADHD가 공존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틱장애 아동에게서 ADHD가 아닌데도 산만하고 집중력이 저하되어 보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틱증상 자체가 산만하고 부산한 행동을 보이는 점도 있지만, 기저핵의 선조체가 관여하는 도파민 회로의 문제가 ADHD가 아니더라도 충동과 집중에 관여하는 뇌영역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 이런 경우는 틱증상이 개선되면 ADHD로 의심되었던 증상들도 자연스럽게 같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틱장애와 ADHD에 있어서 틱장애만 있는지, 아니면 틱장애와 ADHD가 공존하는지에 따라서 치료법과 예후가 달라진다. 더군다나 틱장애 아동에 있어서 ADHD가 아닌데 ADHD로 진단되어 불필요한 약물과 치료가 더해지게 되면서 틱장애 자체가 악화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된다. 따라서 임상의들에게는 틱장애와 ADHD를 정확히 진단하고 평가하는 일이 치료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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