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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선수는 각질에 따라 지구력형과 순발력형으로 나뉜다. 선행승부를 즐겨하는 지구력형은 추입승부를 즐겨하는 순발력형에게 곧잘 역전을 허용하며 '남 좋은 일'을 시켜주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컨디션 좋은 복병급 선행형 선수의 '뜬금포 선행'이 먹히면서 고배당으로 이어지는 경주가 자주 나오고 있다.
하수용에게는 지난 9월2일 광명 8경주가 전환점이었다. 인기순위 6위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하수용은 강축이던 김주동을 피해 부담 없이 선행에 나섰고, 단 한차례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쌍승 562.6배였다. 자신감이 급상승한 하수용은 다음날에도 초주선행에서 그대로 시속을 올리며 2착, 쌍승 286.9배 고배당을 다시 연출했다. 상승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0월 9일 창원, 22일, 23일 광명에서 선행, 젖히기를 섞어가며 3승을 추가했고, 지난주 일요일에도 쌍승 42.6배를 선사하며 추입 1승을 보탰다. 추입까지 곁들이며 전전후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하수용은 최근 12경기에서 우승 5회, 2착 3회, 3착 2회로 웬만한 강자 부럽지 않은 호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일수도 성적과 배당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9월 10일 경주에서 인기순위 5위에 불과했던 이일수는 대표적 선행형 강자 장보규가 내선에 묻히자 반주전 젖히기를 성공시키며 쌍승 200.6배 깜짝 우승을 차지했고, 다음날에도 역시 대표적 선행형 강자 고요한 보다 빠른 타이밍에 선행승부를 펼치며 쌍승 103.3배를 선사하며 2연승에 성공했다. 이일수도 10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부산, 16일 광명에서도 승수를 추가했고, 강축 박훈재를 잡아냈던 16일에는 쌍승 42.1배를 기록했다.
전주팀인 고재성과 윤창호도 선행력을 보강하면서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6월 낙차 부상에서 회복한 고재성은 9월 11일 창원에서 쌍승 66.6배를 연출하며 우승 스타트를 끊더니 10월 7일 부산, 23일 광명에서도 승수를 챙겼다. 윤창호도 10월부터 발동이 본격적으로 걸렸다. 10월 16일 광명에서 선행 2착(쌍승 156.7배)을 시작으로 2주 후 창원에서도 2착, 2착, 1착을 거둬 호성적을 이어갔다. 평소 마크추입 빈도수가 높던 윤창호는 선행형으로 탈바꿈하며 성적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경륜전문가 박진수 예상지 팀장은 "초, 중반 힘을 몰아써야하는 선행형들은 막판까지 시속 유지가 힘들고 초반 타이밍 잡기도 어렵기 때문에 기복형들이 많지만, 불규칙한 입상주기로 오히려 고배당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배당을 노리는 고객들은 최근 몸상태가 좋은 선행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