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출 5000억원 이상 대기업(상장사 기준) 중 지난 해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이라는 더블 악재를 기록한 기업이 23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400%를 넘은 40개 기업 중 21곳은 재무상황이 더 안 좋아졌고 그 중 7개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근 법정관리 대상에 이름을 올리며 이슈가 되고 있는 한진해운보다 대한항공과 LG전자의 위험도가 더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이 모아진다.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영업적자를 본 기업은 27곳(9.9%), 당기순손실을 낸 기업은 55곳(20.1%)에 달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도 53개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이라는 더블 악재 폭탄을 맞았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7000%가 넘는 부채비율로 올 상반기 자본잠식에 빠졌다.
부채비율이 높아 존립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회사 중에는 한진해운도 포함된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부채총액이 6조285억원에 달하지만 자본은 5959억원에 불과했다.
대한항공의 부채 상황도 비슷한 형국이다. 대한항공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904%였지만, 6개월 만에 1108%로 늘었다.
2만기업연구소는 한진해운이나 대한항공보다 LG전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지난해 말 기준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동시에 기록한 23개 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작년 말 기준 영업적자 175억원, 당기순손실액 3558억원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중 당기순손실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6년간 누적된 당기순손실 금액만 1조9679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부채는 3조8564억원 더 증가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2016년은 LG전자에 있어 '잃어버린 6년'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경영 성적표가 여느 해처럼 좋지 않을 경우 LG전자에 위기경보 등이 켜짐은 물론 그 여파로 국내 전자산업이 후퇴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상장사의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경영현황 비교분석' 결과이며,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를 기초로 이뤄졌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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