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사업 재개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공정성' 및 '타당성'이 지적되는 관세청 주최 특허심사로 사업운영권을 잃었고 올해 5월까지 16일까지 영업만 영업이 가능하다. 사실상 영업종료다. 사업권은 신세계에 넘겨졌고, SK네트워크는 신규 특허를 받은 두산그룹측과 1월까지 인력과 물류 관련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다.
최신원 회장, 워커힐면세점에 상당한 애착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워커힐면세점은 최신원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관심을 가졌던 사업 분야다. 최 회장도 워커힐면세점 사업에 상당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규모를 떠나 SK네트웍스에서 워커힐면세점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는 게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정부의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면세점을 사업권 취득 이후 패션사업 등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는 공정위의 담합 심사보고서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절대 담합이 아니라는 것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받은 업체들이 국산품 가격을 달러화로 표시할 때 매일 가격표를 바꿀 수 없어 편의상 업계가 정한 기준환율을 이용했을 뿐 이익을 취하려던 게 아니었다"며 "담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내용을 공정위에 전달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의견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사업자 선정 여부를 앞둔 상황에서 담합 관련 조사가 이뤄져 업체들이 상당히 민감해져 있다"고 덧붙였다.
면세점업계가 담합이란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담합 여부가 4월 신규 추가 사업자 선정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밝힌 면세점 제도 개선안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공정거래법에 따른 부당한 지위 남용행위를 하는 경우 5년간 신규 추가 특허에 대한 신청을 배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칫 담합 불똥이 신규 사업자 선정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면세점 추가 허용에 기대를 걸고 있던 SK네트웍스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러운 악재다. 일단 SK네트웍스는 겉으로 태연한 모습이다. 담합이 인정됐다고 해서 SK네트웍스가 면세점 추가 특허를 신청할 수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 담합 불똥 튈까 '노심초사'
정부가 밝힌 면세점 제도 개선안에 담긴 부당한 지위남용에 가격담합은 포함되지 않는다. 공정위도 환율담합 건은 둘 이상 사업자의 공동합의에 해당할 뿐 부당한 지위 남용행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담합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법률상 하자가 없어 면세점 사업권을 잃은 SK네트웍스의 추가 면세점 특허 신청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SK네트웍스는 물론이고 역시 지난번 잠실 월드타워점이 탈락하면서 면세점 사업권 하나를 잃은 롯데의 불안감도 상당하다. 면세점 추가특허 여부 발표를 목전에 둔 상황에 자칫하면 여론 역풍을 맞아 사업 재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월 31일 정부가 면세점 특허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결격사유가 없는 한 특허 갱신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며 "4월 신규 특허 추가 여부가 기정사실화 된 상태에서 기존 특허 반납업체인 SK네트웍스나 롯데에게 담합 이슈는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SK네트웍스의 경우 지난해 사업권을 잃어 사업 종료를 앞두고 있고,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경영권 분쟁으로 악화된 여론을 이기지 못해 면세점 일부 사업권을 잃은 만큼 작은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자칫 담합 결과의 영향을 받아 SK네트웍스나 롯데그룹의 면세점 희망가(歌)가 울릴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