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됐다. 이번 주까지는 학생들의 충치 치료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충치 치료에 대해 학생 환자와 보호자가 궁금해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③왜 치과마다 충치 개수가 다른가요?
④까맣게 보이면 모두 충치인가요?
위의 질문들에 답하기 전에 먼저 치아의 구조와 충치의 진행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치아는 법랑질(dental enamel)이라는 단단한 껍질과 그 안에 상아질(dentin)이라는 치아의 속껍질 그리고 가장 안쪽에 치아의 영양 공급과 감각을 담당하는 치수라는 신경부분으로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치아의 껍질 부분인 법랑질과 상아질이 하나의 통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고 빨대같이 생긴 기다란 막대가 촘촘히 모여 있는 것과 같은 구조로 돼 있다. 건강한 치아는 이 기다란 막대(빨대) 안에 단단한 무기질이 가득 채워져 있지만 충치가 진행돼 무기질이 빠져나가면 속이 텅 비게 되고 결국 음식물의 색소로 인해 까맣게 변하는데 이를 흔히 충치라고 한다.
또 음식물 색소가 들어오기 전 단계의 속이 텅 빈 상태도 충치인데, 이 경우 하얀색을 띈다. 즉, 까만 충치뿐만 아니라 하얀 충치도 있다.
그런데 까만색이 생기면 모두 충치일까? 법랑질 표면에만 생긴 까만색은 양치질이 잘되어 세균의 힘이 약해지고 치아의 면역력이 강화되면 다시 빨대 안에 무기질이 채워지면서 건강한 치아가 될 수 있다. 까만 색소는 그대로 남는데, 이는 충치가 아닌 충치의 자국이라고 할 수 있다.
충치 진단은 까만 부분을 진행되는 충치로 해석할 것인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충치의 자국으로 볼 것인가로 요약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치과의사마다 해석의 차이가 발생한다. 게다가 초기 우식의 상태가 계속 진행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약이나 방법이 아직 없다. 뿐만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양치 상태나 조건도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위의 ①, ②, ③, ④, ⑤와 같은 의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표면만의 작은 충치는 양치질을 잘하는 조건에서 3~6개월 후에 다시 체크할 것을 조건으로 치료하지 않고 있다. 치아 사이의 충치가 의심스러운 경우 방사선 사진을 찍고 나타나지 않으면 치료를 하지 않고 3~6개월 후에 방사선 사진을 다시 찍고 충치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표면 이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판단되거나 치아 사이의 충치가 방사선 사진에 나타나는 경우는 바로 치료를 하고 있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