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펭귄 15만 마리 떼죽음, 경기도 3분의 1 크기 거대빙산이 길막아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6-02-13 23:59



거대한 빙산이 바다로 가는 길을 막아 남극에 사는 아델리 펭귄 15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호주 언론들은 13일 호주와 뉴질랜드 연구팀을 인용해 "남극 동부 커멘웰스 만에 바다 위를 떠다니던 빙산이 갇혀 인근 케이프 데니슨 지역에 모여 살던 펭귄이 악재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B09B라는 이름이 붙은 이 빙산의 면적은 2900㎢로 경기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약 20년간 인근 해안을 떠다니던 빙산이 바다로 나가던 길을 가로막자 펭귄들은 먹이를 찾으러 왕복 120㎞의 거리를 오가야 하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먹이를 구하는 길이 막히자 케이프 데니슨 지역의 펭귄 개체 수는 지난 2011년 16만 마리에서 최근 1만 마리로 급감했다. 반면 이 빙산으로부터 8㎞ 떨어진 지역에 서식하는 펭귄들은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빙산이 떠내려가지 않는다면 향후 20년 내에 케이프 데니슨의 펭귄이 모두 죽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 때 10만 마리가 넘을 때에는 펭귄들이 내는 소리에 연구자들이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기이할 정도로 조용해졌고 곳곳에서 죽어 있는 펭귄을 볼 수도 있다고 크리스 터니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교수는 시드니모닝헤럴드에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문지 '남극 과학(Antarctic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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