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경제교육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6-02-02 17:32



사진, 글 : 청인자산관리 김민경 전문가

상대성이론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최고의 부자이자 기업가인 빌 게이츠, 15억명이 이용하는 SNS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헐리우드의 흥행수표 스티븐 스필버그. 이름을 대면 어린 아이도 알 만한 이들의 공통점은 유대인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인구의 0.2%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부와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던 배경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경제교육이 있었다. 유대인의 교육은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유명하다.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발표한 국가별 탈무드 보유량에서 대한민국이 이스라엘을 압도한다고 하니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유대인들이 상업에 능하게 된 것은 그들이 처한 환경 때문이었다. 소수민족으로 박해를 받아온 그들에게 정착을 필요로 하는 농업과 제조업은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 장사를 시작했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부모 밑에서 일을 도왔다. 유대인은 노력을 통해서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체화시키고 그렇게 번 돈은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도록 교육한다. 경제활동에서 불로소득은 없다는 점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부모는 그동안 자녀 앞으로 들어온 축하금을 목돈으로 만들어 넘겨준다. 그러면 부모 의무는 여기서 끝나고 아이는 독립자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획한다. 자녀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선택한 길에 책임감을 갖게 만드는 현명한 교육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제교육은 실용성을 무시한 이론위주로, 경제는 난해한 분야로 치부된다. 매순간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최적의 선택을 하고 있다. 경제가 우리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는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언급을 터부시해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지, 소득이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 채 성장한다. 돈에 대한 열망은 강하나 겉으로 드러내기 꺼리는 체면문화 때문일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원하면 언제든지 용돈을 주고 자녀는 노동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사회생활 시작 전까지 소비에만 익숙할 수밖에 없다. 성인이 되어서까지 부모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금전적인 도움을 받는 캥거루족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에는 청년실업 문제가 있다. 하지만 부모에게 너무 의존하는 습관은 그렇게 보고 자라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 국경이란 없다. 상품, 자본,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도 좋은 여건을 쫓아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시장이 넓어진 만큼 고려해야 할 변수는 많아졌기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핵심을 꿰뚫어 볼 통찰력과 현실감각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렇다 할 경제교육도 받지 못한 우리 청년들이 과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은 의학도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경제학도들에게 일종의 지침서 같은 것이다. 이 말은 비단 경제를 전공하는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이성과 이상을 꿈꾸는 감성을 갖춘 아이로 키우려면 올바른 경제교육이 필수적이다. 유대인의 세계적인 성공비결은 교육철학에 있었다. 제 2의 주커버그를 키우겠다고 전시성 행정지원을 하기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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