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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경륜, '팔색조'가 뜨고 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1-28 14:28



벨로드롬에 신출귀몰한 작전으로 재미를 보는 승부사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경륜의 흐름 중 하나는 자유형 선수들의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전법을 구사하며 입상을 노리는 자유형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주 패턴이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하반기 23%의 승률에 그쳤던 문영윤(우수급)은 12월 말부터 3연속 입상으로 두각을 드러내더니 올해도 창원 2회차 경주서 3연속 우승하며 특별승급을 이뤄냈다. 자력승부 기반으로 선행만 고집해오다 3착권 진입도 실패한 경우가 다반사였으나 운영능력을 장착한 뒤 실력이 급상승 중이다. 쾌조의 컨디션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전법 다양성이 갖춰지며 시너지를 낸 케이스다.

지난해 7월 우수급서 강급된 김재웅도 돋보인다. 10월 말까지 입상률 16%에 그쳤던 김재웅은 11월 초부터 추입, 젖히기 등 다양한 전법을 구사하기 시작하면서 환골탈태 했다. 2015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간 입상률이 89%까지 치솟았다. 한 바퀴 11초 초중반의 능력에도 컨디션만 앞세워 선행 일변도를 고집해왔으나, 전법 변화로 효과를 봤다. 주특기인 선행 승부를 자제하고 승부거리를 최대한 좁혀 짧은 3,4코너 젖히기나 추입 승부에 나서며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상대 활용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김재웅의 성적이 급부상한 시점의 입상전법을 종합해(추입 네 차례, 젖히기 다섯 차례, 선행 다섯 차례) 보면 선행형이 아닌 자유형에 가까운 모습이라 볼 수 있다.

특선급의 성낙송은 데뷔 이후 선행 승부에 주력하던 모습에서 탈피해 추입과 마크, 선행 등 상황에 맞는 적절한 작전을 구사하며 입상 횟수를 늘리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한명이다. 한때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행에 주력했던 그는 경주 경험이 쌓이면서 상대에 따른 뛰어난 작전 구사 능력을 발휘하며 특선급 강자로 급부상한 상태이다. 2015년 12월 13일 특선급 결승전에서 황순철 류재열 김주상 이욱동 등 쟁쟁한 강자를 밀어내고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형적인 자력형에서 자유형으로 전법의 변화를 가져온 후 성적이 수직 상승한 선수들로는 특선급의 황인혁 류재열 양희천 이정우 등이 있다. 선발급의 윤성준 강철호 주용태, 우수급의 최창훈 윤여범 박종현 이진영도꼽힌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성적에 기복을 보였던 윤여범은 김재웅과 반대로 마크-추입에서 선행-젖히기로 과감하게 전법의 변화를 꾀한 후 성적이 안정된 대표적인 자력형 선수다. 하지만 변화를 주고자 전법을 바꾼 선수들 중 실패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본래 각질은 선행과 젖히기 형이었으나 추입으로 승부 거리를 좁히려 한 경우, 유독 기복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 특선급 경우에는 각질 변화가 큰 효과를 봤지만 선발급 경우에는 밋밋한 시속에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다른 등급에 비해 몸싸움이 과격하다 보니 전법에 변화를 주는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경륜 흐름으로 봤을 때는 한 전법만 고집하는 것은 경륜 바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특히 노장과 젊은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현시점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 유태복 이홍주 인치환 등 힘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들이 조금씩 추입, 젖히기의 빈도를 높여가는 것도 그 이유이기도 하다. 자력승부로 희생만 했던 선수들이 전법에 변화를 주면서 큰 이변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서 관찰해야 될 듯싶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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