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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복 1위 서양네트웍스, '리콜 대장'?…최근 2년간 6번 이상 리콜

박종권 기자

기사입력 2016-01-28 09:15


국내 유아복 시장 1위 기업 서양네트웍스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잦은 리콜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소비자원은 서양네트웍스에서 제작·판매한 아동용 내의가 원단 불량으로 유아의 피부를 상하게 할 우려가 있어 환급 또는 무상교환(리콜)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서양네트웍스는 지난해말 자사 브랜드 알로봇과 리틀그라운드의 제품도 리콜 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돼 리콜 명령을 또 받은 것이다. 서양네트웍스는 최근 2년간 리콜을 6차례나 받았다.

때문에 '유아복 시장 1위 기업이 맞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서양네트웍스 제품에 리콜이 많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유아복 1위인데, 너무 많은 리콜

서양네트웍스는 유아복 시장의 인기 브랜드인 블루독, 블루독베이비, 밍크뮤, 알로봇, 리틀그라운드 등과 유아동 SPA브랜드 래핑차일드 등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서양네트웍스의 브랜드들은 유아복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한다. 또한 경쟁 브랜드 제품들보다 고가임에도 예쁜 디자인으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선호하는 브랜드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런 소비자들의 인기와 시장 1위라는 지위와는 어울리지 않게 서양네트웍스 제품 리콜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학생용 가방과 필통, 완구, 아동용 섬유제품 등 212개 제품에 안정성 조사를 실시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21개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여기에 서양네트웍스가 중국에서 수입·판매한 학생용가방도 리콜 명령을 받았다. 서양네트웍스가 판매한 이 학생용 가방에서 발암 성분을 띤 알레르기성 염료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엔 국가기술표준원이 여름철 물놀이 용품 17개 제품에 대해 회수 명령을 내렸다. 역시 서양네트웍스 제품은 빠지지 않았다. 특히 아동용 수영복 8개 제품 중 서양네트웍스의 여아 긴소매 수영복은 프탈레이트가소제가 기준치 대비 2.89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가소제는 플라스틱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첨가하는 유기화합물로 간, 신장 등에 손상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이다. 또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켜 생식과 면역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서양네트웍스가 판매한 삼브레이 밀짚 페도라 모자의 안감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의 17.88배나 초과해 나왔다. 포름알데히드는 시력 장애를 유발하는 1급 발암 물질이다. 11월엔 서양네트웍스에서 판매한 별장식데님팬츠의 부속물에서 납이 기준치의 62.12~70.05배나 초과해, 다시 리콜 명령을 받았다.

이에 앞서 2014년에는 서양네트웍스의 인기 브랜드 알로봇 셔츠에서 환경호르몬인 노닐페놀에톡시레이트(NPEO)가 검출됐다. 알로봇 셔츠에서 유럽 섬유환경 인증기준의 기준치보다 4배 가량 검출돼, 바로 판매를 중지하고 리콜에 들어갔다. NPEO는 보건복지부 공중위생관리법상 가정용 세척제로 금지된 물질이다. 또한 밍크뮤의 케이프사파리JP에서는 니켈용출량이 초과돼 수거 후 수선조치를 했다.

서양네트웍스는 지난 2년간 6번 이상의 리콜 명령을 받았다. 결코 적지 않은 리콜 수다.

중국계 자본 인수 후 리콜 증가?

아이를 두고 있는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유아복 1위 기업 서양네트웍스에 판매하는 제품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 오랫동안 유아복을 제작·유통하며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고, 국내 유아복 1위 기업이란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양네트웍스의 소비자인 윤모씨는 "평소 밍크뮤, 블루독 등 서양네트웍스 제품들을 자주 구입했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비싼 편이긴 하지만, 디자인이 예쁘고 1위 기업 제품이라 믿음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양네트웍스 제품들이 최근 잇따라 리콜 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상당히 놀랐다. 가정주부인 윤모씨는 "많이 당황스럽다.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서 아이들 옷을 만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주 리콜을 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양네트웍스의 리콜 리스트를 보면 2014~2015년 사이에 부쩍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2013년까지만 해도 서양네트웍스 제품들에 대해 리콜 명령을 찾기가 어렵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계인 홍콩그룹 리앤펑이 서양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 리콜이 늘어난 거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홍콩그룹 리앤펑은 2013년 1월에 서양네트웍스의 경영권을 2000억원 내외, 지분 50% 이상을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리앤펑은 서양네트웍스의 브랜드들을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려고 했지만 그다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대신 국내 시장에서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유아복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양네트웍스를 인수한 리앤펑은 1906년 설립된 무역 중개업체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소니아리키엘' 지분 80%를 인수했으며 '페라가모' 아시아 지역 유통망과 완구 '토이저러스' 아시아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을 유통하는 업체인 리앤펑은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판매만하고 생산과정은 협력업체가 맡는 독특한 형태의 기업이다. 생산시설 없이 공급망 관리로 수익을 내는 형태다. 리앤펑의 장점은 제조가 아니라 유통인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서양네트웍스가 리앤펑에 인수된 후 생산과 제품관리가 아니라 유통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제품 관리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양네트웍스 측은 "리콜 사실에 대해서는 매장과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바로 고지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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