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女기수 3인방이 소개하는 '다이어트 팁'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1-07 14:59


◇이금주

◇유미라

◇김혜선

경주로에선 매년 '살과의 전쟁'이 펼쳐진다.

기수의 몸무게가 1㎏만 불어도 경주마의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 말의 능력, 나이 등에 따라 정해지는 부담중량을 기수들이 적절히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기수의 체중이 53㎏인데 말의 부담 중량이 52㎏으로 정해지면, 기수는 1㎏를 줄여야 한다. 일반인에겐 '밥 굶으면 줄일 수 있는 몸무게'지만, 한계에 가까운 최소한의 체중을 유지 중인 기수들에겐 1㎏ 감량이 쉬운 일이 아니다. 경주 전에 굶거나 사우나 틀어앉아 땀을 빼는 것은 예사다. 이도저도 안되면 한겨울 칼바람에 망사소재 기수복을 입고 달리는 경우도 있다.

가볍다고 해서 최고의 기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보다 10배가 넘는 몸무게를 지닌 마필을 다루기 위해선 '강철체력'은 필수다. 남자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 중인 여성 기수들은 어떻게 '말 위의 아테나'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운동도 즐겨야 한다.

렛츠런파크서울의 '얼짱 기수'로 통하는 김혜선(27·45kg)은 지난해 '고객이 뽑은 기수'로 선정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털털한 성격과 다부진 몸매로 유명한 김혜선은 "나는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이다. 아마 현존하는 모든 다이어트법은 시도해봤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가 밝힌 감량 비법은 평소에 열심히 움직이라는 것이다. "기수가 한번 경주를 뛰면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힘든 것은 맞지만, 매일 반복해서 같은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적응을 하는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걸 느꼈다. 그래서 기승 훈련 외에 몸을 움직일 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배드민턴이나 볼링을 주로 즐긴다는 김혜선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운동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고 좋았다"며 "운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쇼핑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몸이 적응하지 않은 부분을 사용했더니 평소 49.5kg에서 50kg을 왔다가다 하던 몸무게가 45kg으로 줄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혜선은 "기수이기 이전에 여자인 만큼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뭐든지 억지로 하면 안되는 것 같다. 그 자체가 살로 가는 것 같다"고 즐기는 운동을 적극 추천했다.

철저한 노력이 정답

이금주(39·43㎏)는 렛츠런서울의 역사다. '주부기수 1호'라는 이색적인 타이틀도 갖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 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노력'이다. 이금주는 "매주 3~4회,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승마 등으로 몸을 만든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수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새벽훈련이 체중조절에 도움이 안된다. 거친 경주마를 다루려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경직 되더라"며 "승마로 몸의 밸런스를 교정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승마는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말을 탈 때 허리를 곧게 펴야 하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효과도 있다"며 "체중조절, 몸매 균형, 자세 교정 등 장점이 많은 운동이라 주변에도 적극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금주는 임신 뒤 몸무게가 20㎏ 가량 불어난 경험이 있다. 평소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어서 특별한 식단조절은 하지 않았지만 출산 뒤 운동 뿐만 아니라 먹는 것도 가리면서 '살과의 전쟁'을 치렀다. 이금주는 "초반에는 닭가슴살과 샐러드 위주로 식사를 했고 어느 정도 체중이 줄고 근육이 생긴 다음부터는 운동을 하면서 몸무게를 줄였다"며 "식단만 조절하면 요요현상이 생기는데 부작용을 없애고 몸매 균형을 잡기 위해선 운동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급하면 찜질방이라도

유미라(32·47㎏)는 평소 철저하게 체중을 관리한다. 다른 기수들보다 상대적으로 큰 1m61의 키에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체중을 재는 게 습관이 됐다. 그는 "기수 활동을 하기 전에는 몸무게가 53㎏이었는데 데뷔 후 4~5㎏을 뺐더니 조금만 먹어도 원래 몸무게로 돌아간다"며 "항상 식사량 조절을 위해 긴장을 하게 되서 힘든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새벽조교 뒤에는 수영이나 러닝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쉴틈 없이 몸을 관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유미라는 "쉬는 시간 없이 운동을 하면 긴장도 덜 풀리고 운동 집중도가 높아져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주를 전후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도 철저하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자유롭게 식사를 하지만, 경주일이 다가오면 과일과 단백질 쉐이크로 식사를 대체한다. 유미라는 "기수후보생 시절부터 해왔던 습관이라 적응되어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는 "체중을 빨리 줄여야 할 때는 찜질방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수분섭취를 최소화 한다. 이틀이면 최대 2㎏까지 뺄 수 있다"면서도 "근육량이 아주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식사량부터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도 모르게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조언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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