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하 메리츠종금)이 주가조작과 관련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메리츠종금 강남금융센터의 전직 임원이 미공개 내부거래 정보를 활용해 일부 종목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는 고소장이 접수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소장에 전직 임원이 특정 회사의 주가를 순차적으로 끌어올리려고 했다는 내용과 함께 굵직한 회사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윤씨는 지난해 11월 마땅한 투자처를 찾고 있던 중 친구의 선배인 김씨를 알게 됐다. 전직 임원 김씨는 윤씨에게 '이오테크닉스'와 '㈜한진' 종목을 매수하라고 권했다.
이오테크닉스는 지난해 3018억원의 매출을 올린 시총 1조원 규모의 코스닥 상장사다. ㈜한진은 한진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 회사로 정석기업이 최대주주다. 오너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들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오테크닉스의 경우 김씨가 윤씨에게 추천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0%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한진의 주가도 비슷한 기간 30%가량 상승했다.
고소장에는 김씨가 이오테크닉스 사장과 미팅을 통해 실적 뿐 아니라 신기술 개발 정보 등 주가와 밀접히 연결된 미공개 내부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주목할 점은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사장이 지난 1월 27일 시간외 매매를 통해 자사 주식 12만주를 매각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대비 30%, 최소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특히 김씨는 윤씨에게 지난해 말 3억원에 달하는 수표를 바꿔갔다. 윤씨는 김씨가 이오테크닉스로 수익이 발생해 고객들에게 받은 수수료라는 얘기를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때문에 주가 급등 과정에서 김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검찰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윤씨는 고소장에 '김씨가 이오테크닉스의 기술 개발부터 장비수주, 유럽과 중국 업체와 영업제휴를 위한 주식 스왑 계획까지 알고 있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윤씨는 이런 내용이 김씨가 성 사장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이오테크닉스에 연락을 취했으나 해명을 듣지 못했다.
메리츠종금 직원 관리 시스템 구멍 뚫렸나
만약 사실로 드러나면 개인과 개인의 거래문제를 넘어 메리츠종금 임원이 주가조작을 위해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중 증권사들은 모두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한 주식 거래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을 수 있어 내부직원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때문에 메리츠종금의 직원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메리츠종금 측은 "개인 간 문제 일 뿐"이라며 회사차원의 개입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고소장을 접수한 윤씨를 상대로 전직 임원 김씨가 맞고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종금 관계자는 "개인과 개인의 문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만큼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고 김씨가 관리하고 있는 고객 계좌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검토한 결과, 거론된 두 종목에서 유의미하게 대량 매매를 하는 등의 점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회사 차원에서 개입한 문제가 아닌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다.
메리츠종금은 지난해 6월 아이엠투자증권을 합병하며, 국내 최고 증권사로 도약 의지를 밝힌바 있다.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이번 수사결과가 앞으로 메리츠종금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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