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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경주로 떠나는 세계문화 유산 기행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5-10-28 10:38


최근 세계 관광산업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단연 '문화재활용관광'이 대세다. 문화재활용 관광은 해당지역 문화유산의 유니크한 매력을 맛볼 수 있어 관광 콘텐츠로도 제격이다. 국내에서는 문화재활용관광의 적지로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갖춘 경북 경주시를 꼽을 수 있다. 경주는 일본 교토, 터키 이스탄불 등에 비견할 만한 우리의 대표적 천년 고도이다. 특히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해 경주 역사유적지구, 양동마을 등이 이미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을 만큼 '세계유산의 도시' 이기도 하다. 만추에 접어든 이즈음 경주를 찾으면 무르익은 가을 정취 속에 유네스코가 인정한 풍성한 문화역사기행을 즐길 수 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문화재활용 관광은 해당지역 문화유산의 유니크한 매력을 맛볼 수 있어 관광 콘텐츠로도 제격이다. 국내에서는 문화재활용관광의 적지로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갖춘 천년고도 경주시를 꼽을 수 있다. 만추에 접어든 이즈음 경주를 찾으면 무르익은 가을 정취 속에 유네스코가 인정한 풍성한 세계문화유산 기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가을색 내려앉은 불국사의 풍광.<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주 역사유적지구

우리의 대표적 천년 고도 경주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다. 경주의 남산, 월성, 감포 등 도시 곳곳에서 빛나는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우리 역사 속의 친숙한 왕들이 잠들어 있는 왕릉, 다양한 불교유적 탐방만으로도 가을걷이처럼 풍성한 문화역사기행을 꾸릴 수가 있다.

우선 경주역사유적지구는 유적의 성격에 따라 모두 5개의 지구로 나뉜다. 신라 불교미술의 보고인 남산(南山)지구, 신라 천년왕조의 궁궐터인 월성(月城)지구, 신라 왕과 왕비, 귀족들의 고분군(古墳群) 분포지역인 대릉원(大陵苑) 지구, 신라 불교의 정수인 황룡사지구, 왕경(王京) 방어시설의 핵심인 산성지구 등이다.

남산지구

경주 남산은 거대한 야외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신라인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따라서 경주사람들은 '남산을 오르는 것이야말로 경주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최고의 여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남산 나들이는 천천히, 그리고 느릿하게 신라인의 천변만화 표정과 맵시를 살피며, 그 매력을 탐닉하는 게 좋다.

경주 남산은 거대한 야외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신라인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특히 남산은 신라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곳이다.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난 나정이 남산 자락이고, 신라의 종말을 가져온 포석정 또한 남산에 자리하고 있다.

서라벌의 진산(鎭山)격인 경주 남산은 예로부터 '절집이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다'는 말이 따를 정도로 산사와 문화유적이 즐비한 문명의 공간이다. 따라서 골골이 신라인의 신실한 불심을 엿볼 수 있는 유적으로 가득하다.


금오봉(468m)과 고위봉(494m)을 사이에 두고 사방으로 펼쳐진 능선 골짜기에는 왕릉이 13기, 절터가 147곳이나 있다. 또 불상은 118기, 탑이 96기 등 문화유적의 수가 모두 670여 개에 이른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한 노천 박물관은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칠불암 마애석불
이 같이 경주 남산에 유독 많은 불상이 새겨져 있는 것에 대해 사가들은 "남산의 바위가 신라인들의 정신적 수호신이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신라인들은 남산의 바위 속에 신들이 머물며 백성을 지켜준다고 굳게 믿었다. 이후 불교가 전래된 뒤 바위를 정성껏 새겨 바위 속의 신들이 부처와 보살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남산 답사 길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곳이 있다. 삼릉계곡이다. 삼릉곡에서는 10기 이상의 대표적 부처와 유적을 만날 수 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미소를 품은 배리 삼존불이 주차장에서 가깝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 마애불에 필적할 신라의 대표적 미소에 해당된다.

삼릉숲부터 본격 트레킹이 시작된다. 삼릉은 신라 왕릉 3기가 나란히 있는 곳으로 주변 솔숲이 압권이다. 솔숲을 지나자 바위에 새겨둔 마애관음보살이 서있다. 얼굴 표정이며 자태가 오밀조밀 귀엽다. 경주사람들은 이 불상을 '미스 신라'라고도 부른다. 키가 154cm에 입술엔 루즈를 바른 듯 붉은색이 감돈다.

삼릉계곡 답사의 하이라이트는 상선암이다. 비록 규모가 작지만 다리쉼을 할 수 있는 편안한 쉼터다. 상선암에는 남산의 불상 중 좌불로는 가장 큰 마애불상이 사찰 인근 바위에 새겨져 있다. 상선암 뒤 능선에 자리한 바둑바위는 경주 최고의 조망 포인트다. 멀리 무열왕릉, 대릉원, 반월성 등 경주의 주요 문화유적이 눈앞에 펼쳐진다.

봉화산 아래 용장골에는 조선 전기 매월당 김시습이 은둔하며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집필했던 용장사터가 있다. 김시습은 수양대군의 단종 폐위에 관직을 버리고 산천을 주유하다가 경치 좋은 경주 남산 용장골에 절을 짓고 집필에 몰두했다. 용장골의 명물은 용장사지 석탑이다. 4.5m 높이의 기품 있는 삼층석탑을 두고 경주사람들은 '한국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고 부른다. 용장사지 석탑이 남산을 기단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월성지구& 그밖에 유적

신라 천년왕조의 궁궐터인 월성(月城)지구는 계림(사적 제19호), 신라왕궁의 별궁 터였던 임해전지(사적 제18호), 그리고 동양최고의 천문시설인 첨성대(국보 제31호) 등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경주 월성 산책로는 1500년 전 신라 지증왕의 발걸음을 따라 가는 길이다. 파사왕이 축성한 뒤 신라의 궁궐이 된 월성은 초승달 모양 지형에 지금은 숲과 잔디밭이 남았지만, 아름드리 솔숲을 거닐며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한때 월성의 주인이던 진평왕과 선덕여왕은 부녀간으로, 보문동과 낭산 자락에 묻혀 남촌 들녘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의 능은 양북면 봉길리 바다에 있다.

대릉원지구는 왕과 왕비, 귀족들의 고분군 지구이다. 구획에 따라 노동리 고분군(사적 제38호), 노서리 고분군(사적 제39호), 황남리 고분군(사적 제40호), 오릉(사적 제172호), 재매정(사적 제162호) 등이 자리하고 있다. 릉과 분묘의 발굴조사에서 당시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금관, 천마도, 각종 토기 등 진귀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안압지
황룡사지구에서는 황룡사지(사적 제246호)와 분황사 석탑이 보존되어 있다. 황룡사지에는 당시 화마에 그을린 주춧돌 등이 남아있어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신라 불교의 정수라고 하는 황룡사 9층목탑을 이제라도 복원해서 경주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성지구는 왕경(王京) 방어시설의 핵심으로 수백 년 전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명활산성(사적 제47호) 등이 있다.

◆불국사& 석굴암

신라는 불교문화가 번성한 나라였다. 특히 통일 신라 시대에 들어서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 백제와 고구려의 세련된 불교문화 유입 덕분이다. 급기야 8세기 중반에는 서라벌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토함산에 기념비적인 걸작이 들어서게 된다. 바로 불국사와 석굴암이다.

불국사와 석굴암 탐방은 볼거리가 많은 불국사부터 둘러보는 편이 효율적이다.

불국사

신라문화, 경주관광의 대표적 코스는 단연 불국사다. 불국사는 '이상적인 부처님의 나라'를 표방하는 사찰이다. 국내에서 국보를 가장 많이 거느린 절집이다. 경내에는 다보탑과 석가탑(불국사 삼층 석탑), 청운교와 백운교 등 우수한 불교문화 유산들이 한 가득이다.

일주문-천왕문을 지나면 대석단이 나선다. 청운교, 백운교와 연화교, 칠보교로 이뤄진 멋진 석조 구조물이다. 이들 다리를 지나 자하문을 통해 부처님의 세계로 향한다.

불국사 경내는 크게 대웅전, 극락전, 화엄경 구역으로 나뉜다. 그중 하이라이트가 대웅전 구역이다. 이곳에는 대웅전, 다보탑, 불국사 삼층 석탑, 좌경루와 범영루 등이 있다.

대웅전 앞에는 다보탑과 석가탑이 자리하고 있다. 십 원짜리 동전에 등장했던 10.4m 높이의 다보탑은 정교하고도 수려한 자태가 압권이다. 석가탑(불국사 삼층 석탑)은 통일 신라 석탑의 표본이다. 수수함과 균형미, 안정감이 빼어난 석탑이다. 석가탑을 보수하는 과정에서는 황금으로 만든 사리함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되었다.


석굴암
석굴암

불국사가 자리한 토함산 위쪽 동해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는 석굴 사찰이 있다. 석굴암이다. 석굴암은 석굴사찰의 의미를 뛰어넘는 통일신라시대 종교와 예술, 과학의 총화라고 부를 법하다.

불국사와 같은 시기 건축을 시작한 석굴암의 본래 이름은 '석불사'였다. 해외 여느 자연석굴과는 달리 화강암을 가공해서 만든 인공석굴이다. 특히 돌을 쌓아 만든 둥근 돔 천장은 통일신라의 빼어난 석조 건축기술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석굴암은 크게 전실, 주실, 통로의 세 구역으로 나뉜다. 유리창과 연결된 앞쪽의 사각형 부분이 전실, 본존불이 모셔진 원형 부분이 주실, 전실과 주실을 이어 주는 곳이 통로다.

전실은 현실 세계를 표현한 예불의 공간이다. 전실과 주실을 잇는 통로에는 금강역사와 사천왕상이 버티고 있어 본존불이 모셔진 부처의 세상에 나쁜 기운이 들어갈 수 없도록 막고 있다.

석굴암의 중심은 부처의 세계를 나타내는 주실의 본존불이다. 본존불은 앉은키가 3.5m에 이르는 거대한 불상이다. 눈을 감고 엷은 미소를 띤 자비심 느껴지는 표정은 생불을 대하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불상의 부드러운 곡선미는 전체적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전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등재

◇등재연도=불국사-석굴암(1995년 12월) /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11월)

◇등재 가치=불국사: 불교교리가 사찰 건축물을 통해 잘 형상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아시아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건축미를 지니고 있다.

석굴암: 신라시대 전성기의 최고 걸작으로 그 조영계획에 있어 건축, 수리, 기하학, 종교, 예술이 총체적으로 실현된 유산이다.

경주역사유적지구: 한반도를 천년이상 지배한 신라왕조의 수도로 남산을 포함한 경주 주변에 한국의 건축물과 불교 발달에 있어 중요한 많은 유적과 기념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여행 메모

가는 길=KTX(서울~신경주역 까지 2시간 10분), KTX신경주역에서 시내까지는 대중교통 이용.

여행팁=경주 문화관광 http://guide.gyeongju.go.kr

◆남원시 노인복지관 어르신 & 지역아동센터 아동, 경주 세계유산 나들이


남원시 노인복지관 어르신과 아동들이 경주로 세계문화유산 탐방에 나섰다. 불국사 앞에서 찰칵.
지역의 할아버지-할머니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진 1·3 세대 간 동행 여행 프로그램,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덕주)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협회장 이호경)가 공동 실시하는 '함께 만나는 UNESCO 세계문화유산탐방' 이벤트(Let's Go 한국세계문화유산탐방) 그 일곱 번째 행사가 지난 10월 9~10일 경북 경주시 일원에서 펼쳐졌다.

남원시노인복지관(관장 서철승 신부) 어르신 15명과 지역아동센터(센터장 오현아)아동 15명이 '세대공감 1-3세대 문화유산 탐방'이라는 테마 아래 경북 경주시 소재 세계문화유산을 찾아 탐방행사를 펼친 것.

본격 탐방에 앞서 사전모임을 통해 1·3세대 의사소통을 꾀하는 한편, 여행 전반에 대한 안전 교육 등도 실시했다.


석굴암도 ?았어요.
탐방 첫날, 통일신라시대 대표적 불교건축물인 석굴암을 찾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는 동궁과 야경이 아름다운 월지(안압지)를 방문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서로에게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 시간도 가졌다.

이튿날 가을빛깔이 내려앉은 불국사를 찾아 청운교와 백운교, 오랜 세월 10원짜리 동전의 한 면을 장식했던 다보탑을 비롯, 석가탑 등 교과서 속 세계유산을 구경했다. 이후 신라왕들이 잠들어 있는 매머드급 규모의 대릉원을 찾은 데 이어, 신라시대의 천문대인 '첨성대'도 방문했다.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단다"
탐방에 나선 어른신과 아동들은 "위대한 우리 문화유산을 잘 몰랐는데, 체험을 통해서 우리 문화유산을 잘 알게 되었다. 새롭고 행복하고 흐뭇했으며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다.


즐거운 여흥 시간을 통해 어르신과 아동들이 더욱 친밀해졌어요.
서로에게 맨티와 맨토가 되어 어르신은 살아온 세월 그리고 아이들은 책으로 배운 것을 소통하며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 한 어르신은 "아이들과 다니면서 어른으로써의 책임감을 느낌과 동시에 유년시절이 떠올라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즐거워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아이들을 돌보며 다니다 보니 내가 나이가 들었어도 쓸모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1박2일 짧은 시간동안에도 정이 깊게 쌓여 조만간 지역아동센터에 가서 짝꿍 아이와 상봉을 해야겠다"며 흐뭇해했다. 아이들도 "어르신들과 보물찾기, 경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찾아 사진 찍기 등 재미난 시간을 보내 즐거웠다. 친할아버지처럼 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GKL사회공헌재단-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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