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와 순환출자 해소를 골자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혁안을 내놓음에 따라 증권가는 벌써부터 향후 바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밑그림 그리기에 분주하다. 증권가는 호텔롯데가 한국 롯데그룹의 단독 지주회사가 되거나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까지 합친 형태의 지주회사 체제를 유력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싸움에서 승리했을 때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일단 증권가는 호텔롯데를 상장해서 마련한 자금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후지필름, 롯데제과,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6개 계열사 지분을 해소하면 대부분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는데 이들 6개사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 지분 가치를 더하면 모두 2조4559억원이다. 증권가는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이 정도의 자금은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조달된 돈을 재벌 일가의 지배구조 개선에 유용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는 있지만, 호텔롯데가 IPO시 자금 용도를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쓰겠다고 명시한다면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떼어내는 금산분리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동양 연구원은 "대주주 일가 내 지분 갈등 가능성을 빼고라도 계열사 간 복합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금융계열사 처분)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며 "기업 간 주식교환 시 과세이연 이외에도 중간 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헌 연구원도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에 따라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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