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환자들에게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그 중 하나가 크라운 재료로 금과 지르코니아(zirconia·ZrO2) 중 어느 것이 낫냐는 것이다.
필자는 약 7년 전부터 지르코니아란 재료를 주로 쓰고 있어서 금으로 크라운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 됐다. 처음에 지르코니아를 쓴 것은 10여 년 전이다. CAD/CAM(기공사가 수작업으로 하던 치과 보철물의 설계와 가공을 컴퓨터를 활용해 설계와 생산을 자동화한 총체적 기술 시스템)을 활용해 만든다고 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써본 적이 있는데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후에 치과용 CAD/CAM은 자본력을 가진 세계적인 회사들의 계속적인 데이터 축적과 연구 개발에 의해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졌고, 우리나라에도 치과용 CAD/CAM을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치과용 CAD/CAM에 의해서 만들어진 현재의 지르코니아 크라운은 매우 정밀하다. 마진(margin)과 내면 적합도도 좋아서 기공사가 금으로 크라운을 제작한 것에 비해서 조금도 정밀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금으로 하는 경우 기공사의 숙련도에 영향도 많이 받지만 치과용 CAD/CAM에 의한 제작은 평균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지르코니아로 만든 크라운이 잘 맞는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금으로 만든 크라운에 비해서 내구성이 떨어지거나 혹시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1975년도 영국의 과학자 가비(Garvie) 박사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지(誌)에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지르코니아가 금속과 같은 성질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표한 이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가령 온도가 내려가도 크랙(crack)이 오지 않게 이트리아를 첨가하면서 온도를 올리고 내력도 크랙이 동반되지 않는 물성을 가진 지르코니아를 만들어낸 것. 이에 따라 현재의 지르코니아는 어금니의 크라운에 썼을 때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충분한 내구성을 가진 재료다.
지르코니아는 임플란트를 만드는 티타늄과 같은 생체친화성을 가지고 있어 잇몸이나 치아에 매우 잘 적응한다. 부식이나 변색도 없고 염증반응이나 알레르기 유발도 없다.
세라믹과 비슷한 색상을 낼 수 있으므로 금과 같은 금속에 비해서 심미적으로 우수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해서 지르코니아는 금을 대체해 가고 있고, 환자에게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재료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그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필자의 경우 치아의 길이가 너무 짧아 일정한 두께의 지르코니아 크라운을 할 수 없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금이나 금속 크라운을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지르코니아로 크라운을 만들고 있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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