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지난해 7월 2006년식 SM7 중고차를 구입했다. 당시 차량의 주행거리는 6만9562㎞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에어컨이 고장 나 제조사의 정비사업소에서 수리를 받던 중 33만㎞ 시점에 수리한 정비이력이 확인됐다. 이에 A씨는 판매상에게 배상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또 B씨는 지난해 10월 코란도 투리모스 중고차를 2500만원에 구입했다. 당시 2014년식 풀옵션 차랑으로 알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구입 후 차량을 확인한 결과 2013년식이었고 풀옵션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판매상에게 배상을 요구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중고차 거래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피해를 입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2년간 접수된 중고 자동차 매매 관련 소비자피해는 2013년 384건, 2014년 459건 등 총 843건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발표했다.
2014년 피해건수는 전년 대비 19.5% 증가한 수치다. 지난 2년간의 소비자피해 중에는 성능점검 내용과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른 경우가 651건(77.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성능·상태 불량'이 333건(39.5%)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고정보 고지 미흡' 180건(21.4%), '주행거리 상이' 68건(8.1%) 순이었다. 이어 '연식·모델(등급) 상이'(39건·4.6%)와 '침수차량 미고지'(31건·3.7%), 이전등록 후 남은 금액을 반환하지 않는 '제세공과금 미정산'(48건·5.7%)도 있었다.
가장 비중이 큰 성능·상태 불량의 경우 '오일 누유'(91건)가 가장 많았고, '진동·소음'(65건)과 '시동 꺼짐'(37건), '냉각수 누수'(29건) 등의 순을 보였다.
최근 2년간 중고 자동차 매매 관련 소비자 피해가 20건 이상 접수된 매매단지는 경기 부천과 인천 일대에 있는 곳이었다.
구체적으로 '오토맥스'가 158건(18.8%,경기 부천)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엠파크타워' 55건(6.4%, 인천 서구), '오토프라자' 41건(4.9%, 경기 부천), '엠파크랜드' 37건(4.4%, 인천 서구), '주안자동차매매단지' 33건(3.9%, 인천 남구), '내동 부천자동차매매단지' 28건(3.3%, 경기 부천), '제물포매매단지' 20건(2.4%, 인천 남구) 순이었다.
한편 소비자 피해 가운데 수리보수·환급·배상 등 '합의'가 된 사례는 303건(35.9%)에 불과했다.
이는 판매자가 보증수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성능점검기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많은 데다, 소비자도 피해를 입증할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중고 자동차를 사려는 소비자의 경우 반드시 관인계약서를 작성하고 자동차등록원부로 차량 소유관계나 가압류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보험개발원에서 사고 또는 침수이력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특히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의 차량은 허위매물이거나 사고 또는 침수차량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성능점검기록부 내용만 믿지 말고 직접 차량을 시운전해 보면서 외관과 내부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수라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