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자신의 앨범 한 장 없이 재능기부만 해오다 첫 앨범을 내고 늦깎이 데뷔한 트로트 가수 강유정이 화제다.
<쿨한 여자>를 타이틀로 <이별 연가> <여보세요> <사랑에 죄가 있나요> 등이 수록된 강유정의 늦깎이 데뷔 앨범은 오랜 기간 자신은 돌보지 않고, 양로원, 사회복지관 등 소외계층만을 섬겨온 여인의 내공이 느껴진다.
<쿨한 여자>는 디스코풍 트로트로 복잡한 인생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현재 내게 찾아온 사랑에 충실하겠다는 노랫말 속에 강한 긍정과 그로 인한 꿈과 소망이 있다. <쿨한 여자>는 멜로디도 5음계의 펜타토닉으로 작곡해 누구나 쿨하게 따라 부를 수 있다.
강유정은 어려운 가정환경에 설상가상 데뷔 무렵 사기를 당하는 등 고난의 세월을 겪었다. 그러나 <쿨한 여자>처럼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쿨한 삶으로 세상을 이겼다. 얼마 되지 않는 행사 출연료로 홀로 키운 딸을 대학까지 보냈다. 그러면서도 늘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았던 것은 천직인 가수로서 앨범 한 장 없다는 서러움 때문이었다. 행사 때마다 다른 가수들이 대표곡 한곡씩 부르고 내려올 때, 자신만은 남의 노래 리메이크 하고 내려오는 모습이 너무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제 음대생인 딸도 빨리 프로 뮤지션이 되어, 엄마의 평생 소원인 앨범을 선사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꿈이 최근 거짓말처럼 이뤄졌다. 같은 교회에서 만나게 된 전문 음악프로듀서 한사람이 마치 '가요판 사랑의 해비타트 운동'처럼 무상으로 앨범을 만들어 준 것이었다. 이 앨범작업에는 그의 딸 소영을 비롯, 작사 작곡, 녹음, 세션맨들까지 많은 뮤지션들이 기꺼이 우정출연을 했다. 모두가 <쿨한 여자>를 위해 재능 기부한 '쿨한 뮤지션'들이었다.
강유정은 "이 앨범 한 장속에 하늘의 축복과 사랑이 농축되어 있는 것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이 벅차고 행복한 마음을 제 노래를 듣는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감사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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