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9단 세계 첫 정상 도전, 중국 탕웨이싱과 삼성화재배 결승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12-04 16:50


"김지석의 첫 세계제패냐, 탕웨이싱의 2연패 달성이냐." 올해 세계바둑의 마지막 우승자를 가리는 빅매치가 열린다.

'별들의 제전'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이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산시성 시안 성메이리야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다.

매년 한·중 최강 기사들의 대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전통을 이어 5년 연속 세계 바둑 팬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결승에 나서는 두 기사의 각오는 비장하다.

김지석 9단은 "한국바둑이 부진에 빠져 있어 더 분발해야 한다는 각오로 두었다"며 "세계대회 첫 결승이라 기쁠 줄 알았는데 아직 제일 중요한 결승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상대인 탕웨이싱 9단 역시 "김지석 9단과는 그동안 많이 두어 봤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결승전의 승률은 반반이라 생각하지만 꼭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12년 12월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이 숙적 구리 9단을 꺾은 이후 2년 가까이 우승컵을 찾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열린 7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중국이 모두 우승했다.

지난달 중순 열린 LG배에서 9년 만에 한국 기사 간의 결승전을 성사시켰지만, 우승컵을 만지려면 내년 2월 예정된 결승전까지 기다려야 한다.

결승에 오르기까지 김지석은 더블 일리미네이션 32강전에서 천야오예 9단과 탕웨이싱을 연파한 뒤 16강전에서 루이나이웨이 9단, 8강전에서 룽이 4단, 그리고 3번기의 4강전에서 스웨 9단을 2-0으로 격파했다. 전부 중국 기사를 제압하고 자신의 세계대회 첫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탕웨이싱은 '죽음의 조'로 불린 32강전에서 김지석에게 일격을 맞았으나 최철한 9단에게 2연승을 거두며 16강에 합류한 뒤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과 강동윤 9단, 그리고 4강전에서 박정환 9단에게 2-1로 승리했다. 지난해 우승에 이은 2연속 결승 진출이다.

김지석이 6연승 행진을 벌인 반면 탕웨이싱은 아슬아슬하게 고비를 넘기며 6승2패로 결승에 올랐다.

김지석은 올해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삼성화재배 결승 외에도 LG배 결승과 춘란배 8강에 올라 있다. 또 백령배 8강에 오르는 등 세계대회 개인전 전적 14승1패로 발군이다.

탕웨이싱은 삼성화재배에서 디펜딩챔프의 위용을 떨쳤지만 백령배에서 64강, 춘란배에서 16강, LG배에서 16강에 그치며 총 전적 8승5패로 평범하다.

김지석은 여러 자료에서도 우위에 있다. 자국 랭킹은 김지석이 2위, 탕웨이싱이 7위. 보유 중인 타이틀은 김지석이 2개이고 탕웨이싱은 지역 제한기전 1개이다. 상대전적에서도 김지석은 이번 대회 32강전 불계승 등 3승1패로 앞선다. 다만 김지석은 세계대회 우승 경력이 없고, 탕웨이싱은 지난 대회 우승자이다.

지난해 탕웨이싱과 결승전을 치렀던 이 대회 최다 우승자 이세돌은 "최근 절정의 기량을 펼치는 김지석이 우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탕웨이싱에겐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그것만 조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결승전은 한국의 KBS와 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며, 국내외 주요 바둑 사이트가 프로기사의 해설과 함께 실시간 중계를 한다.

그동안 한국이 11회, 중국 5회, 일본이 2회 각각 우승한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은 8억원,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김지석 9단(왼쪽)이 중국의 탕웨이싱 9단을 상대로 세계 첫 정상도전에 나서는 삼성화재배 결승이 오는 9일부터 3번기로 열린다.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 일정(한국시각 기준)

제1국 : 12월 9일 오전 9시30분, 중국 시안

제2국 : 12월 10일 오전 9시30분, 중국 시안

제3국 : 12월 11일 오전 9시30분, 중국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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