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1ℓ에 붙는 세금이 제품 가격보다 더 비싼, 일명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국내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 발맞춰 휘발유 공급 가격을 인하했지만, 세금은 제품 가격 변동에 관계없이 고정됐기 때문이다.
부과된 세금을 항목별로 보면 교통에너지환경세 529.0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판매부과금 36원, 부가세 186.91원 등이다.
1∼8월 세전 휘발유 평균 공급가 ℓ당 899.87원은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던 2011년 평균 952.28원과 비교해 52.41원(5.5%) 떨어졌다. 이는 환율을 반영한 국제 휘발유 가격 하락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011년 배럴당 117.43달러에서 1∼8월 116.59달러로 0.84달러 내려 원화로 환산하면 ℓ당 818.48원에서 764.54원으로 53.94원(6.6%) 하락했다. 또한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08.11원에서 1041.64원으로 66.47원(6.0%) 내려갔다.
하지만 휘발유에 부과되는 ℓ당 세금은 2011년 976.98원, 올해 969.27원으로 7.71원(0.8%) 내려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휘발유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몫은 51.9%이며, 자동차용 경유 36.3%, 실내 등유 6%, 자용차용 부탄 24% 수준이다.
휘발유에 비해 다른 유종의 세금이 적은 이유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낮거나 주행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