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오는 10일 서울경마공원에 총 25t에 육박하는 농산물을 풀어 고객들의 사은이벤트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생산량 증가 및 소비둔화로 양파 등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큰 시름에 빠져있어 이를 조금이라도 돕기 위한 한국마사회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이다.
서울경마공원, 평소 시속 70㎏에 육박하는 속도로 경주마들이 내달리는 공간이지만 이날만큼은 농수산물시장을 방불케 하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우선 서울경마공원 중문광장에 풀리게 될 양파는 5㎏들이 2000망으로, 그 무게만도 총 10t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파에는 못 미치는 수량이지만 감자와 수박도 서울경마공원의 한 켠을 차지하고 고객들을 기다린다. 감자는 5㎏들이 총 1550박스가 준비되었고, 7㎏짜리수박도 995통이나 준비돼 있다.
참여방법은 간단하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서울경마공원에서 진행되는 경주에 참여만 하면 자동으로 응모된다. 마권이 지급됨과 동시에 당첨여부도 바로 결정되며, 경품에 당첨되었다면 마권과 함께 인쇄되는 농산물 교환권만 수령하면 된다. 농산물 교환은 당일에 한해 언제든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다. 양파와 감자, 수박을 통틀어 준비된 경품의 수는 약 4500개이기 때문에 당첨확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일요일을 기준으로 서울경마공원을 찾고 있는 고객들의 평균치는 3만명 남짓이기 때문에 확률적으로는 약 15%에 가깝다.
서울경마공원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들이라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물론 시간적, 지리적으로 경마공원 직접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인 전국의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에서도 동일한 이벤트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방 경마공원 중 부경은 이번 주에, 제주는 다음 주에 시행되며, 전국의 30개 지사는 양일간(10일, 17일)동안 분산되어 시행된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이번 농산물 소비촉진 이벤트를 위해 총예산 3억7000만원을 투입했다. 단일 이벤트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전국 사업장에 분산되어 시행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투입되는 전체 농산물의 총 합은 무려 250톤에 육박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5톤 차량으로 환산하면 무려 50대 분량으로, 국내 어지간한 대형마트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농산물의 몇 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은 "한국마사회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의 국가 공익기업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 농가들을 도와야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행사의 기획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마사회는 경마시행을 통해 오랜 기간 농촌의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행사로 우리 가족들의 밥상과 대한민국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농민들의 어려움에 마사회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마사회는 지난 2006년 AI파동으로 닭소비가 둔화되자 양계 농가를 돕기 위해 통닭쿠폰을 지급하는 등 닭 소비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으며, 2009년 쌀생산량이 증가해 쌀파동을 겪을 당시엔 쌀 소비촉진을 위해 기부금 1억 2000만 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9년부터 서울경마공원에 농산물직거래 장터 바로마켓을 개장, 농민과 소비자간 직거래를 유도해 농가소득보전을 지원해오는 등 농민들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해왔다. 2013년도 기준 '바로마켓'의 총 매출액은 55억, 방문객은 46만 명이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