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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차림이 가벼워 지는 계절. 식음료 업계도 계절을 의식한 듯 덜어내기에 한창이다.
누드 컨셉트 디자인 인기
화려한 컬러의 보틀과 라벨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던 주류들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보틀의 색감이나 라벨 등을 배제시킨 누드보틀 형태의 제품들이 젊은 애주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하이트진로가 2030을 타깃으로 한 위스키 '더 클래스'를 출시하면서 투명한 보틀에 라벨을 과감히 뺀 디자인으로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매끄럽게 떨어진 투명한 형태의 보틀에서는 어느 한 요소 튀지않는 색감으로 누드를 연상시키며, 세련되고 젊은 느낌을 준다. 이는 코카콜라, 하이네켄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시모어 파월'의 디자이너 닐 허스트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다. 하이트진로의 위스키 및 와인 부문을 총괄하는 박종선 상무는 "먹고 마시는 것에 있어서도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 보틀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맛 뿐만 아니라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맥주도 라벨 없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질랜드 맥주 '엔지 퓨어 라거'는 라벨이 없는 녹색병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 제품은 뉴질랜드의 청정지역에서 재배한 보리와 물로 만들었고 색은 맑고 투명한 황금색을 띤다. 적당한 양의 조밀한 거품에 강하지 않은 탄산이 깨끗한 맛을 낸다. '간치아 피닌파리나' 와인도 라벨없이 와인 이름만 표기한 누드보틀 디자인의 제품. 디자인은 자동차 페라리 디자인으로 유명한 '피닌파리나'사가 작업했다. 이 외에도 '누드 와인'이라 불리는 '빌라엠'이나 보드카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엡솔루트'도 누드보틀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있어야 할 것도 덜어낸 식음료 주목
기본으로 꼭 들어가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재료를 뺀 제품도 인기다. 삼립식품은 설탕을 넣지 않고 포도 농축액을 사용해 만든 건강 브랜드 '테이블에잇(Table 8)' 식빵을 출시했다. 천연 원료인 포도 농축액을 사용한 테이블에잇 식빵은 기존 식빵과 달리 향긋한 향기와 함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임산부 등 카페인 때문에 커피 마시기를 꺼리는 소비자를 위한 커피도 등장했다. 티젠 '허브카페믹스'는 커피원두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치커리와 민들레를 로스팅해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구현했다.
해태음료 '썬키스트 블루하와이'는 낮에도 즐길 수 있는 무알콜 칵테일이다. 레몬·오렌지 과즙과 파인애플 주스로 알코올 없이도 청량한 맛을 낸다. 서울우유 '모히또', '피나콜라다' 역시 무알콜 칵테일 음료다. 칵테일 레시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알코올을 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