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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현대글로비스, 일감몰아주기 관련 오너일가 과잉 보호 논란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04-07 15:28


국내 재벌기업 중 일감몰아주기 얘기가 나오면 자주 불편한 곳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회사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02년 3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10억, 정의선 부회장이 15억원을 출자해 만들어졌다. 이후 현대글로비스는 그룹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다. 주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제철 등이 자사 제품의 국내외 수송을 현대글로비스에 맡기는 형식이었다.

현대글로비스, 내부거래를 통해 11년만에 매출 34배 성장

2002년 37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글로비스는 지난해에는 12조8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 기준으로 11년 만에 34배 폭풍 성장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812억원에 달하는 등 현대글로비스는 매년 그룹의 안정적인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해왔다. 2011년 당기순이익이 3588억, 21012년에는 4976억원을 올렸했다. 현대글로비스가 그룹의 계열사와 물류계약을 할 때에는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의 해외계열사를 포함할 경우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액은 9조65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약 75%에 달한다.

그룹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현대글로비스의 폭풍 성장 과실은 고스란히 최대 주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부회장. 31.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정몽구 회장이 11.51%의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로부터 179억3000만원의 배당을 받는 등 정몽구-정의선 부자에게 이 회사는 매년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 없다. 또 정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가치는 3조원에 달할 정도로 초기 투자 금액 대비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트렸다.

이같은 현대글로비스의 초고속 성장은 정의선 부회장에게 상속할 종잣돈을 만들어주기 위한 포석과 관계가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이어져 온 상황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주식은 6446주밖에 갖고 있지 않다.


현대글로비스 측이 오너 일가에게 쏟아지는 이런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총대'를 멘 것일까?

현대글로비스가 일감몰아주기 비판을 피하기 위해 '허위 거래'를 꾸몄다가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범기 부장검사)는 최근 100억원어치에 가까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로 현대글로비스 이사 이모씨(50)와 회사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2008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49차례에 걸쳐 중고자동차 해외운송 대행업체 F사로부터 운임을 받고 중고차 운송 관련 용역을 제공한 것으로 가장한 뒤 99억4000여만원 상당의 세금계산서를 F사에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수출물류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거짓 거래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거래는 F사와 일본 소재 해운회사 시도상선의 국내대리점인 유도해운 사이에 이뤄졌으나 현대글로비스는 두 업체 사이의 운송을 중개해준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글로비스는 허위 세금계산서로 매출을 늘리고 2억여원의 수수료까지 덤으로 챙겼다.

이런 범행은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받아온 현대글로비스와 국내 신차 운송사업 진출을 노리는 유도해운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허위 세금계산서까지 교부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재벌기업의 특성 상 오너 일가에 대한 충성심이 출세의 중요한 요소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사건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杉?

이번 사건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신뢰와 도덕성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특히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 그룹의 수송 물량을 거의 독점해다시피해온 것에 비판적 시선을 견지해온 해운업계는 현대글로비스이 '양심불량'에 다시한번 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도 상처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일감몰아주기 비판과 관련, 물류와 광고·마케팅 등에서 모두 6000억원어치의 일감을 그룹 내부 계열사가 아니라 중소기업 등 외부에 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꼼수 적발'로 과연 제대로 그런 계획이 제대로 이행이 될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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