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의 핵심계열사인 E1이 최근 주당 2000원을 배당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대폭 줄었음에도 오히려 배당금액이 증가한 것이 일반적인 주식회사들의 배당성향에 비춰 납득이 되지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년도 주당 배당금 1600원보다 많은 2000원을 배당키로 해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다. 3월초 예정된 주총 이후 지급할 배당금 총액은 116억원으로 전년도 93억원보다 24% 증가했다.
오너일가의 원전비리 대책용 고배당?
E1의 2011년 당기순이익은 637억원이었고 이듬해 주당 150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처럼 지난해까지는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10%대 초반의 배당성향을 보이던 E1이 올해는 갑자기 34%의 초고액 배당을 결정,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E1의 오너 일가 주주분포를 살펴보면 구자열 그룹 회장이 17.66%로 1대주주에 올라있고 구자용 E1 회장 11.81%,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11.60%순이다. 오너일가 지분은 총 45.33%에 달한다.
이번 E1의 배당결정으로 구자열 회장 24억원, 구자용 E1 회장 16억원, 구자균 부회장은 15억8000만원 정도의 배당금을 챙길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E1의 갑작스런 고배당 결정은 원전비리 대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즉 원전비리 청산용으로 오너 일가로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졌고, 바로 이점이 E1의 고배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LS그룹은 지난달 6일 원전비리와 관련, 국민들에게 속죄하는 의미에서 불량케이블 납품비리를 저지른 계열사 JS전선을 전격 청산하고, 올해 중 1000억원의 원자력 발전기금을 출연키로 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JS전선은 거래소 상장회사. 오너일가가 이 회사의 상장폐지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를 하기 위해서는 200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JS전선의 주식 공개매수에는 구자열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대부분 참여키로 한 상황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오너 일가의 원전비리 대책용 자금마련을 위해 E1의 상식밖 고배당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회삿돈으로 외부에 생색내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E1의 배당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E1으로부터 LPG를 공급받는 일선 가스충전소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LPG의 국제가격이 올 1,2월 하락했음에도 이를 도매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배당에만 후한 인심을 쓰느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E1의 지난해 실적악화에는 자체 사업보다는 LS네트웍스 등 종속회사의 부진이 큰 몫을 차지했다. '프로스펙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LS네트웍스의 경우 지난해 193억의 적자를 냈다.
이에 비해 E1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전년도 1098억 대비 10억원(0.9%) 밖에 줄지않았다. LPG가스를 공급받는 충전업자들이 고배당에 반발하는 것도 이유가 있는 셈이다.
E1 측은 고배당 논란과 관련, "E1의 주가가 썩 좋지않다. 이런 가운데 일부 소액주주들이 좀 더 많은 배당을 요청해 와 주주이익 증대차원에서 지난해보다 배당금을 올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충전소의 LPG 값 인하요구에 대해 "지난해 12월 한 달간 LPG 국제가격이 20% 정도 크게 상승했지만 올 1월 국내 공급가에는 인상분을 조금밖에 반영하지 않았다. 따라서 1,2월 국제가격이 하락했지만 공급가격을 인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JS전선 주식 공개매수 가격도 논란
주식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JS전선의 소액 주주들도 LS그룹 오너일가에 화살을 겨누고 있다. 자산가치에 비해 매수가격이 6200원은 터무니 없이 낮다는 것이다.
JS전선은 지난달 7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공개매수에서 자진 상장 폐지요건인 95%의 지분확보에 실패했다. 공개매수 예정주식수 342만2455주 중 276만8844주가 응모했다. 이번 공개매수 후 구회장 오너일가는 JS전선 지분 276만8844주(24.33%)를 보유하게 돼 LS전선이 보유한 795만5360주(69.92%)를 합쳐 94.33%의 지분을 확보, 95%에 못 미친 것.
이에 따라 JS전선은 현재 2차 주식 공개매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JS전선의 소액투자자들은 "주식가격이 3년 전만 하더라도 1만5000원선이었다. 경영진이 비리를 저질러 주가가 크게 빠졌는데 왜 이를 기준으로 공개 매수가를 정했느냐"며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JS전선의 순자산은 1300억원선으로 주당 순자산가치가 1만1000원선이라는 점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6200원의 공개 매수가격에 고개를 젖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