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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세트 변천사엔 흥미로운 역사 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4-01-26 11:58


추억의 미원 선물세트.



설을 앞두고 유통가에서는 명절 선물 대전이 한창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저가형 식품, 생필품 선물세트부터 프리미엄의 이름을 달고 나온 고가 선물들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지금이야 예산이나 대상, 취향에 맞게 선물 선택의 폭이 넓지만 불과 50~60년 전만해도 명절 선물이 상품화 되지 않아 집에서 직접 기른 닭의 달걀이 대표적인 명절 선물이었다.

이렇듯 명절 선물의 변천사는 우리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흥미로운 명절 선물 변천사를 살펴봤다.

1950년대는 직접 기르고 수확한 먹거리들이 명절 선물로 쓰였다. 상품화된 선물은 거의 없었다. 직접 재배한 쌀이나 찹쌀, 직접 기른 닭이나 달걀, 소고기, 돼지고기 등 먹거리가 대세였다.

한국 전쟁 이후 끼니 걱정이 가장 크던 시기라 이런 먹거리가 가장 큰 선물이었고 명절 선물을 하는 대상도 가까운 친인척에 국한됐다.

1960년대에도 주로 먹거리가 명절 선물로 많았다. 라면과 조미료 등이 일반적이었고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선물은 바로 설탕과 미원이었다. 미원은 특정 제품의 명칭이지만 인기가 워낙 좋아 조미료의 고유명사처럼 쓰였다.

1970년대에는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공산품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비누나 치약 세트, 스타킹나 양말세트 등과 함께 조미료, 식용유, 커피, 어린이용 과자 선물세트 등 식품 선물세트 역시 명절 선물로 많이 선보였다.


1980년대는 경제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선물이 점차 고급화, 다양화됐다. 그 종류도 3000여종으로 늘었으며 백화점을 중심으로 갈비세트, 굴비세트 등 고가 선물들이 출시됐다.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양말세트 등 취향이 반영된 잡화 선물이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는 가공식품보다는 여러 지역 특산물 등 자연식품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가계에 보탬이 되는 먹거리나 생필품을 벗어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소비력이 생겼기 때문. 또 1994년부터는 각 백화점과 유통업체들이 상품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와인, 올리브유, 홍삼 등 이른바 '웰빙상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상품권의 인기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또 명절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2만원대의 식품 및 생필품 선물세트가 가장 대중적인 명절 선물로 자리잡은 한편 백화점, 호텔 등에서는 VVIP를 위한 초고가의 한정판 프리미엄 제품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기도 한다.

대상 청정원 선물세트팀 김동희 과장은 "이번 설을 위해 1만원대부터 10만원대 이상의 다양한 선물세트 84종을 선보였다"며 "부담 없는 2~3만원대의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팔리는 반면, 명품 장류 등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매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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