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이 늘었다고? 실질 소비는 글쎄...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11-22 18:08




우리나라 가정경계가 여전히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소득과 지출이 중산층을 중심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소득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소득과 치줄의 증가율은 연금, 사회보험, 세금 등 비소비지출(생활비를 제외한 지출) 증가율에는 따라가지 못했다.

이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3/4분기 가계동향'에서 나타났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외하고 실질소득만 따지면 증가율은 1.6% 수준이다.

재산소득은 -12.7%로 크게 줄었지만 근로소득(3.3%) 사업소득(0.7%), 이전소득(4.6%)이 각각 늘어 경상소득이 2.8% 증가했다. 비경상소득 증가율은 4.8%였다.

월평균 가계소득은 330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3%, 소비지출은 249만원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실질소비는 -0.1%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지출은 식료품·비주류음료(-2.5%), 통신(-1.3%), 오락·문화(-0.4%), 서비스(-7.4%)에서 줄었다. 반면 주류·담배(1.5%), 의류·신발(0.9%), 가정용품·가사서비스(6.5%), 주거·수도·광열(6.4%), 보건(3.6%), 교통(3.4%), 교육(0.7%), 음식·숙박(4.6%)에서 늘었다.


생활비 이외의 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3/4분기에도 2.0% 늘어나며 2010년 이후 지속된 증가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경상소득세·재산세 등 경상조세는 5.5%, 국민연금·기여금 등 연금은 4.1%,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은 5.1% 각각 증가한 반면 이자비용은 3.9% 하락해 평균 2.0%를 기록했다.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처분가능소득)은 34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났지만 하위 20%에 해당하는 계층이 쓸 수 있는 돈은 전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하위 20% 계층에서만 -217만9000원의 흑자액 감소를 나타냈다. 결국 중산층을 중심으로 가계소득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살림살이 빠듯한 대다수 서민은 여전히 힘겨운 것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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