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정경계가 여전히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소득과 치줄의 증가율은 연금, 사회보험, 세금 등 비소비지출(생활비를 제외한 지출) 증가율에는 따라가지 못했다.
이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3/4분기 가계동향'에서 나타났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외하고 실질소득만 따지면 증가율은 1.6% 수준이다.
월평균 가계소득은 330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3%, 소비지출은 249만원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실질소비는 -0.1%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지출은 식료품·비주류음료(-2.5%), 통신(-1.3%), 오락·문화(-0.4%), 서비스(-7.4%)에서 줄었다. 반면 주류·담배(1.5%), 의류·신발(0.9%), 가정용품·가사서비스(6.5%), 주거·수도·광열(6.4%), 보건(3.6%), 교통(3.4%), 교육(0.7%), 음식·숙박(4.6%)에서 늘었다.
생활비 이외의 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3/4분기에도 2.0% 늘어나며 2010년 이후 지속된 증가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경상소득세·재산세 등 경상조세는 5.5%, 국민연금·기여금 등 연금은 4.1%,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은 5.1% 각각 증가한 반면 이자비용은 3.9% 하락해 평균 2.0%를 기록했다.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처분가능소득)은 34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났지만 하위 20%에 해당하는 계층이 쓸 수 있는 돈은 전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하위 20% 계층에서만 -217만9000원의 흑자액 감소를 나타냈다. 결국 중산층을 중심으로 가계소득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살림살이 빠듯한 대다수 서민은 여전히 힘겨운 것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