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사이트]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듣는 '턱수술 이야기'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3-11-07 16:45


얼마 전 부산의 모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과 코수술을 받은 환자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양악수술'에 대한 의료소비자들의 두려움과 공포는 날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가운데, 턱교정수술 및 안면윤곽수술을 20여 년간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는 '엠치과의원'의 지영민 원장을 만나 '턱수술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지 원장과 일문일답

- 지 원장이 생각하는 '턱교정수술'의 위험성은

턱 수술을 포함하여 모든 수술이라는 것이 항상 부작용과 합병증의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수술로 인한 사건 사고들을 다룬 매스컴의 보도들을 접한 대중들의 턱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분명 과잉된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위험하지 않은 수술이라는 것은 없고, 턱 수술이 분명 작은 수술도 아니지만, '암수술만큼 위험한', '죽음을 부르는' 이라는 수식어로 표현될 만큼 무시무시한 수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50여 년간 턱 수술은 구강외과에서 별 탈 없이 계속 해오면서 수많은 선학들에 의해 초창기에 비해 술기도 엄청난 발전을 했을 뿐 아니라 부작용과 합병증도 많이 줄어들어 현재 우리나라 구강외과 의사들의 턱 수술 수준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턱과 치아의 교합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그리고 지나친 상업주의에 물든 일부 의료진들에 의해 턱 수술의 본질이 왜곡되고, 무분별한 수술로 인한 부작용으로 고생하시는 환자분들이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 의료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은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끔 언급되는 법칙이 '하인리히 법칙'입니다. 이것은 본래,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은 1: 29:300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일정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다시 말하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의료사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면 의료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큰 의료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턱 수술로 인한 사건, 사고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기분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수술 전부터 수술 중, 수술 후까지 환자에 관련된 사소한 것들도 다시 한 번 세심하게 챙겨 보는 것이 담당 의사가 꼭 해야 할 몫이며, 의료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해결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 턱 수술을 생각하는 환자들에게 있어 '좋은 의사'란


우선 레지던트 시절부터 자부심을 가지고 여태껏 배우고 해 온, 턱 수술이 어쩌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단어로 표현되고 있는지 실로 아쉬움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가끔은 마치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는 '나쁜 의사'처럼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문득 얼마 전에 종영한 '굿닥터'라는 의학 드라마의 마지막회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지적장애 경력이 있는 시온(주원 역)이 비로소 의사로서 인정받고 교수님께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하자 교수님께서는 "어떤 게 좋은 의사일까 고민하는 모든 의사"라고 답합니다. 요즘 분위기에서는 적어도 턱 수술을 생각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의사'란 '첫째도, 둘째도 '안전하게 수술하는 의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모든 환자분들이 수술을 제대로 배운 의료진을 만나서 조금은 더 냉정하게 환자분의 상태에 맞는,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치료를 마음 놓고 받으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곳곳에는 묵묵히 환자분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하고 항상 고민하는 턱 수술계의 '굿닥터' 구강외과 전문의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로벌경제팀 jaepil0829@sportschosun.com
 ◇엠치과의원 지영민원장

 ◇엠치과의원 지영민원장(구강악안면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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