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시작되는 하지, 아이 건강 대책 마련했나요?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06-21 11:42


양력 6월 21일은 24절기 중 열 번째인 하지로, 일 년 중 가장 태양이 높게 뜨고 낮의 길이가 긴 날이다. 지표면이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기에, 이때부터 열이 쌓여 하지 이후에는 기온이 상승하고 몹시 더워진다.

여름은 한 해 중 양기가 가장 많고 뜨거운 계절이다. 가뜩이나 소양지기, 즉 작은 태양덩어리인 아이들은 무더운 여름을 견뎌내기 힘들다.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온 만큼 무더위를 잘 이겨내기 위한 건강 대책도 마련해두자.

유독 더위 타고 땀 많이 흘려 기력이 없다면

무더위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여름을 타는 아이가 있다. 여름이면 입맛도 없고 기력도 없으면서 땀까지 많이 흘려, 혹시 쓰러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허약한 경우이다.

아이 자신도 더운 열기 속으로 나가는 걸 싫어해 냉방기가 켜진 실내에 있고 싶어 한다. 엄마는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만 있게 할지, 어느 정도의 더위는 견디도록 도와주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우선 여름의 양기는 겨울을 대비한 자연이 주는 보약과 같다. '동병하치'란 '겨울의 병을 여름에 다스린다'는 뜻인데, 여름철 양의 기운을 잘 받은 아이가 음 기운이 넘치는 겨울을 잘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기도 하다.

더위를 이겨내지 못한다고 무조건 더위를 피하며 자연의 기운을 거스르기보다,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몸을 보하고 자연의 기운에 순응하는 것이 좋다.

맞춤 건강 대책 아이가 더위를 많이 탈 때 가장 먼저 보약을 떠올리게 된다. 의정부 아이누리한의원 이혁재 원장은 "지금 먹는 보약은 봄철 잔병치레로 인해 허해진 기력을 보충하고, 무더운 여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원기를 북돋워준다. 지나친 땀으로 몸의 진액(미네랄, 수분)이 손실되는 것을 막고, 지나친 열기가 몸에 쌓이지 않도록 돕는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보약은 아이의 건강 상태와 체질에 따라 보강이 필요한 계절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아이의 면역력이나 자생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몸의 부족한 기운을 채우며 기와 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체내 오장육부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가뜩이나 속열 쌓인 아이, 찬 것만 찾는다면

유독 속열이 많이 쌓인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인체 상부에 땀이 많이 나고, 진액이 쉽게 소모되어 변비에 잘 걸릴 뿐만 아니라,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도 많이 나타난다. 조금만 더워도 머리에서 땀을 줄줄 흘리고, 아이스크림, 찬 음료 등을 달고 살며, 밥 대신 시원한 것만 찾는다.

잠자리에서도 계속 뒤척이며 찬 곳만 찾아다니기도 한다. 몸속의 열기에 수분을 뺏겨 변비나 식적 증세가 심해지고, 과다한 땀과 분비물로 아토피 증세가 심해지기도 한다. 속열과 여름 더위가 겹쳐 더위를 먹기도 하고 여름 감기로 고생하기도 한다.

맞춤 건강 대책 이런 경우 과도한 속열을 내리는 처방과 생활법이 필요하다. 이혁재 원장은 "황기, 맥문동, 오미자 등과 같은 진액을 보하고 열을 식혀주어 과도한 땀 배출을 억제해주는 약재들을 사용, 허약해진 기운을 북돋우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가 아무리 찬 음료나 음식만 찾더라도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음식은 삼간다. 수박이나 참외 같은 물기가 많고 성질이 찬 제철 과일들을 주어 갈증을 해소하고 더위를 식혀주는 것이 좋다. 육류는 소화 과정에 열을 많이 발생시키므로 섭취량을 줄이고, 먹을 때는 상추나 오이를 함께 먹고 열을 내리도록 한다. 잠자기 2시간 전, 가벼운 운동을 하여 몸 속 열기가 빼주면 숙면을 취하는 데 효과적이다.

찬 과일, 빙과류 먹고 '배 아파' 소리 달고 산다면

여름철에는 가벼운 배탈부터 장염, 식중독 등 설사를 동반하는 소화기 질환이 유행한다. 더위 때문에 찬 음료나 찬 과일, 빙과류를 너무 많이 먹을 수도 있고, 음식이 쉽게 상해 자칫 잘못할 경우 식중독 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가 매번 신경 쓰고 조심한다고 해도 배앓이가 잦은 아이들이 있다. 늘 '배 아파'를 입에 달고 살거나, 똑같이 먹여도 혼자 배탈이 난다. 배탈과 설사가 잦거나 오래 가면 아이가 입맛을 잃거나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겨 성장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탈 설사가 없더라도 배가 자주 아픈 아이는 비위의 기운이나 장이 허약한 것일 수 있다.

맞춤 건강 대책 여름철 배앓이가 잦은 아이라면 비위의 기운을 북돋우는 치료와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활 수칙을 따른다. 의정부 아이누리한의원 이혁재 원장은 "허약한 장부의 기운을 보하는 처방과 영양가 많고 소화가 잘 되는 반찬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한다.

소화에 지장을 주는 음식이나 과식, 야식을 피하고, 일정한 시간에 따뜻한 온도로 먹인다. 찬 것을 주의하고 속을 따뜻하게 보할 수 있는 식품을 선택한다. 인삼과 닭고기, 찹쌀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삼계탕이야말로 여름 보양식으로 제격. 대추나 벌꿀, 생강, 계피, 콩, 카레(강황) 등도 속을 따뜻하게 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 주방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을 만들 때, 식사할 때에 손 씻기 또한 잊지 않는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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