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이웅렬 코오롱 그룹 회장이 한라산과 설악산을 소유하고 있는가?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3-06-17 14:07


"한라산과 설악산이 이웅렬 회장 소유입니까? 이러다가 아예 전국토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네요."

코오롱그룹의 패션과 화학, 산업자재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거센 '가처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막은 이렇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5월13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코오롱 정리해고 분쇄투쟁위원회' 최일배 위원장을 포함한 3명에 대해 '불매운동 등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지난 2005년 해고된 근로자들 중 10여명이 '코오롱 정리해고 분쇄투쟁위원회'를 결성해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해당 장소에 대해 전국 242개 코오롱 매장과 한라산과 설악산, 지리산 등 전국의 유명산 102개를 지정했다. 기업이 자사 앞 등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코오롱처럼 전국의 산을 대상으로 한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일배 위원장 등이 매장을 비롯해 전국의 유명산에서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피켓시위를 한다거나, 유인물을 불특정 다수에 나눠주는 행위를 할 경우 하루 100만원을 법원에 내도록 청구했다. 코오롱은 최일배 위원장 뿐만 아니라 제3자가 불매운동을 하는 것도 금지해달라고 했다.

또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피켓 등에 '이상득' 'MB정권' '박근혜' '박지만' '탐욕경영' '부도덕한 기업' 등의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 법원은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가처분 신청을 심사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코오롱인더스트리 제품에 대한 반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라산과 설악산이 코오롱 이웅렬 회장 뒷동산인가"라고 질타하면서 "코오롱의 가처분 신청은 전국민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고 도리어 불매운동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코오롱 불매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매주 불매운동을 위해 산행하는 팀의 인원수를 3000명까지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주들도 회사측의 이번 가처분 조치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불매운동이 자칫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주가에 타격이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측의 무리한 대응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인식인 것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이에 대해 "9년 전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판결이 났음에도 해고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코오롱 매장 뿐만 아니라 산에서도 투쟁을 하고 있어 브랜드 가치가 심각히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물리적이 아닌, 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매장 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명산을 벙위로 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 몇명이 불매운동을 하더라고 회사로선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고 했다.

또 소액 주주들의 회사측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는 "주주분들의 개인 의견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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