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가맹점주의 자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뒤늦은 사과에 사망진단서 변조 등 각종 의혹은 여전하다.
BGF리테일 박재구 사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가맹점주가 유명을 달리했다. 비통하다. 유가족에게 위로와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올해 편의점주 4명이 자살했는데 이중 3명이 CU편의점주다. 지난 16일 경기도 용인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던 50대 남성은 본사 직원과 다툼을 벌이던 중 약국으로 가 수면유도제를 다량 먹고 다음날 숨졌다. 폐점 시기가 갈등 원인이었다.
CU본사는 당시 자살한 점주의 사망진단서를 변조, 사망 원인이 자살이 아니라 지병 때문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1일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첨부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사망진단서 내용 가운데 항히스타민제(수면유도제 성분) 중독이라는 부분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이 부각됐다. 사망진단서 조작을 넘어 유가족 외에는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가족 동의없이 공개까지 했다는 윤리적인 문제도 동반됐다.
박 사장은 "이번 사태로 인한 어떤 질책도 달게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유가족 입장을 고려해 모든 일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참여연대가 BGF리테일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향후 파문이 증폭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CU 본사는 이날 추후 가맹 시스템 전반을 점검한 뒤 업무 과정을 개선하고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점포수 중심의 확장정책을 버리고 수익성 위주의 질적 확장책을 택한다고 한다. 이밖에 자율분쟁센터와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가맹점과의 상생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석조 회장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선 편의점주들은 "사과라고는 하지만 홍 회장은 그 자리에 없었다.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