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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남양유업 '욕 우유'다.
지난 3일 해당 녹취록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3년 전 남양유업 영업사원과 대리점주의 통화내용이었다. 30대 영업관리소장은 훨씬 연장자인 대리점 사장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었다. "죽여버리겠다", "차리리 망해라", "제품 못 받겠으면 버려라", "개 XX야", "씨XX아", "맞짱 뜨자" 등 시종일관 하대했다.
예정됐던 물량보다 훨씬 많은 물건을 밀어내기식으로 대리점에 떠맡기자 대리점주는 영업직원에게 읍소하기 시작했다. 사정도 해보고, 부탁해 봤지만 해당 직원은 상식 이하의 발언으로 수모를 줬다.
사과문을 내놓은 지 하루 뒤인 5일에도 성난 민심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녹취록을 살펴보면 대기업 본사의 일방적인 영업관행, 대리점 무시를 알 수 있다. 아무리 파워가 한쪽으로 쏠린 관계라고 해도 나이어린 사람이 연장자에게 할 수 있는 언어 선택의 한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또 3년전 이같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직원은 지금까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했다고 주장하지만 진실은 해고쪽에 가깝다. 대화 중 자연스러운 언쟁은 이같은 일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녹취록 충격은 남양유업 본사의 강압으로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남양유업 일부 대리점주들의 인터뷰 동영상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초 대리점주 몇몇은 남양유업이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전산 프로그램을 조작해 발주 물량을 부풀리고 명절 떡값을 갈취하는 등 횡포를 저질렀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 동영상 내용은 충격적이다. 1부와 2부로 나눠진 동영상은 블로그와 트위터를 중심으로 퍼지며 조회수를 늘리고 있다.
분유와 유제품, 커피 등 남양유업의 주력제품군은 20대, 30대 젊은 여성과 엄마들의 관심 품목 중 하나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온라인 정보에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태가 더 빠르게 확산된 이유 중 하나다.
네티즌들은 "남양유업의 흑자행진 뒤에는 대리점주들의 고통이 담겨져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 많은 이들은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어 현재로선 사태 향방을 짐작키 힘든 상황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