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학용품 35%에서 중금속 검출"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3-05-03 14:27


학용품, 체육·음악교구 등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용품 35%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운동연합 등 16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 준비위원회'는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3곳의 초등학교에서 수거한 어린이용품 254개 중 91개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중 64개 제품(26%)이 PVC 재질 제품이었으며 중금속 중 고농도로 검출된 건은 카드뮴과 납이 100ppm을 초과하는 경우가 각각 18, 47개로 확인됐다.

카드뮴은 줄넘기(448ppm), 실내화(400ppm) 등에서 높게 검출됐으며, 납은 실로폰(60200ppm, 17100ppm), 소고(14600ppm), 인조가죽필통(6248ppm), 동전지갑(2194ppm), 매트(1963ppm) 등에서 매우 높게 검출됐다.

또한 이 단체는 중금속 검출 여부와 PVC 재질 사용 여부와 함께 어린이 용품 254개를 '안전·주의·위험' 등급으로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위험 등급을 가장 많이 받은 제품류는 체육교구로 전체 11종 중 6종(55%)이 위험등급을 받았고, 음악교구(40%), 내장재(29%), 가구류(27%), 완구류(23%), 문구류(22%), 기타(14%), 식기류(10%) 순으로 확인됐다.

다음으로 위험 비율이 높았던 제품군은 내장재로, 위험 등급을 받은 제품은 학교 강당의 바닥재, 장식, 매트 등으로 모두 PVC 재질이었으며 특히 아이들과 접촉이 많은 매트에서도 카드뮴134ppm, 납 435ppm이 함께 검출됐다.

특이한 것은 제품보다 제품 포장 용도의 가방, 주머니 등에서 위험 판정 제품이 많았다.


실내화 주머니 및 실내화 가방 4개의 제품에서는 납이 209~370ppm으로 기준을 초과했으며, 실로폰케이스 납 104.8ppm, 리코더케이스 카드뮴 180ppm, 트라이앵클케이스 납 145.7ppm, 카드뮴 160ppm 등 모두 위험 판정을 받았다.

또한 학교에서 수업 중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권장하고 있는 주머니필통 4개 제품도 카드뮴 110ppm, 납이 각각 893, 1122, 6248ppm으로 검출돼 위험 판정을 받았다. 재질은 천이 아닌 PVC 재질이었다. 완구류에 분류된 지갑 3개 제품도 PVC 재질로 모두 납 기준 100ppm 이상 검출됐다.

PVC는 제조가 쉽고 가격이 싸서 다양한 형태와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제조 과정중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으로 생식독성, 변이원성 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공중보건학회에서는 PVC를 부드럽게 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첨가제인 프탈레이트가 천식과 생식독성, 간과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들에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은 "이번 조사로 학교도 유해물질로부터 안심 할 수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어린이 용품에서 검출된 유해물질이 고농도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경우 저농도에서 장기간 노출 돼도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어린이용품에 재질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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