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최은영씨(33)는 중요한 미팅 또는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소리가 심하게 떨려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긴장 완화제를 복용하거나 스피치학원을 다니는 등 목소리 떨림을 해결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평상시에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된 상태에서 목소리가 심하게 떨려 주위에서 '우느냐'는 소리를 듣곤 했다.
▲성대 근육의 과도한 떨림이 원인
목소리는 성대가 진동을 하면서 음성이 만들어진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뇌 기저부에 있는 신경 핵 부위의 억제성 신경 이상으로 후두신경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즉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대 근육이 급격하고 과도하게 수축, 연축함으로써 성대의 진동에 이상이 생겨 목소리가 떨리고 끊기는 음성장애다.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의 80%는 30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 나타난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의 빈도수가 높다. 증상은 말을 할 때 목소리가 끊어지고 떨려 연속적으로 말을 이어나가기가 힘들며, 무리하게 말을 계속 할 경우 목이 쉽게 피로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무의식적으로 목소리가 떨려 일상 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며, 자신이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가 아닌데도 목소리가 끊기고 떨리는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 대부분이 이를 정신적인 긴장 탓으로 오해할 뿐 병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단순한 긴장상태와 다른 점은 주로 특정 단어나 발음이 잘 되지 않아 반복해서 말하게 되고, 빠르게 떨리거나 끊기며, 음성이 거칠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잘 쓰던 단어를 말했을 때 혀가 짧아져 발음이 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심할 경우 짧은 단어를 말하는 것도 힘들어져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점차 말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보톡스 치료법으로 증상 완화
연축성 발성장애는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다. 다만 약물 치료와 수술적 방법, 보톡스 치료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김형태 원장은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근육만 선택적으로 보톡스를 주입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면서 "보톡스 주입술은 보톡스의 주입 부위와 양을 조절하는 것이 치료효과를 내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숙련된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평소 한쪽 귀에만 이어폰을 꽂고 장시간 통화하거나 음악을 크게 듣는 등의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목소리 오남용으로 인한 성대질환도 최대한 막아야 한다. 감기 또는 후두염이 있는 경우에는 가급적 목소리 사용을 자제하고 전문의를 찾아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