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국민건강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7~2011년 탈모증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11년 탈모환자는 19만4000여 명으로 남녀 모두 연평균 4% 이상 환자 수가 증가했다. 특히 탈모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45.8%(8만9347명)는 20~30대 젊은 층이었다.
이처럼 탈모는 이제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국민 질환이 됐다. 그러나 탈모 환자는 늘어났지만 탈모와 관련된 정보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야한 생각 하면 빨리 자란다?
탈모와 관련된 속설 중 가장 많은 오답을 낸 항목은 ▲야한 생각을 많이 하면 머리카락이 빨리 자란다 ▲아기 때 삭발을 해주는 것이 성장 시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항목이었다. 각각 응답자의 79%(121명)와 85%(130명)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흔히 성적인 자극을 받거나 야한 생각을 하면 말초 신경이 자극돼 혈액순환이 빨라지고, 이에 따라 머리카락도 빨리 자란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모발의 성장 속도는 건강상태와 호르몬 작용에 의한 것이다. 또한 모발의 근본인 모낭은 태생 기간 중에 생성되기 때문에 아기 때 삭발을 하는 것 역시 탈모 예방과는 무관하다.
탈모 예방 생활 습관은 ▲검은 콩, 검은 깨 등의 블랙푸드는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 ▲모자를 자주 쓰는 습관은 탈모를 유발한다는 항목에 응답자의 89%(136명)와 84%(129명)가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었다.
블랙푸드는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미 진행된 탈모의 치료 효과 면에서는 근거가 없다. 또한 모자를 쓰면 통풍을 방해해 두피의 혈류를 막아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두피에 자외선을 직접 받는 것이 더 위험하다. 외출 후 머리를 깨끗하게만 감는다면 모자 착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녹차 우린 물로 헹궈주면 좋다?
민간요법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민간요법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녹차 우린 물로 머리를 헹궈주면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소금의 미네랄 성분은 탈모 예방에 좋다는 항목에 응답자의 80%(123명), 72%(110명)가 오답을 말했다.
녹차에는 탈모 유발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성분과 모공을 조여주는 성분이 들어 있지만 매우 극미량이다. 임상시험으로 그 효과를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녹차 물 사용보다는 머리를 깨끗하게 감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소금의 미네랄 성분은 모공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해 비듬이나 피부염에 약간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두피와 모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입자가 거친 소금을 직접 두피에 문지르면 두피와 모세혈관이 손상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원하는 양을 수술로 이식할 수 있다?
탈모 치료의 최후 수단인 모발이식 수술에 대해서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모발이식 수술은 탈모 환자라면 누구나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발이식 수술은 원하는 만큼의 양을 이식할 수 있다 ▲ 모발이식 수술 후에는 복용하던 탈모 치료약을 끊는 것이 좋다는 항목에 각각 80%(123명), 82%(126명), 86%(131명)가 틀린 답을 했다.
만약 두피에 홍반성 낭창과 같은 염증 질환이 있거나 원형 탈모 초기, 발모벽이 있다면 모발이식 수술을 할 수 없다. 수술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없어 수술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모발이식 수술은 이식 수보다 모발의 굵기, 방향, 디자인, 밀도 등 다방면을 고려해 가장 자연스러운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모발이식 수술이 완벽한 탈모 치료법이라고 할 수는 없는 만큼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탈모는 계속 진행된다. 따라서 모발이식 수술 후에도 꾸준히 탈모 치료약을 복용해야 한다.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이규호 대표원장은 "탈모의 경우 속설이나 소문이 워낙 많아 환자가 정확한 정보를 선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인터넷에 떠도는 속설만 믿고 잘못된 선택을 하면 오히려 탈모 증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탈모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