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벌의 2012년 시즌이 종반을 향해가면서 조교사간 다승경쟁이 불끈 달아올랐다. 시즌 초반부터 공방전을 거듭하던 1위 다툼은 9월 중순까지도 1위부터 4위까지 불과 1승차의 피 말리는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호 조교사는 말이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마필관리사들에게 말 꼬리에 묻은 먼지라도 한 번 더 손질해주라는 주문을 꼭 한다고 한다. 그런 작은 세심함이 결승선에서 '코 하나' 차이의 우승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말 훈련과 기수 기용, 마주 및 육성목장과의 인적 네트워크는 물론 마방 정리정돈 및 청결까지 종합적으로 챙기는 스타일이다.
데뷔 3년차까지 김호 조교사의 마방 성적은 하위권을 맴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마필관리사들 간 '뿌리'라는 이름의 학회를 조직해 경주마 혈통 연구에 내실 있는 역량을 쌓고, 목장 관계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 확대에 힘쓴 그의 노력은 데뷔 4년차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다승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자신과 3년반을 동거동락해온 말 '주몽'처럼 1인자가 아니더라도 큰 기복 없이 오랫동안 꾸준히 활약하고 싶다"는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반면 신우철 조교사는 국내 조교사 최초 1000승의 위업을 달성한 명장답게 특유의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마방운영스타일도 김호 조교사와는 사뭇 다르다.
그는 철저한 분업 하에 조교보(마방 내 총괄팀장)에게 마방 운영의 많은 재량을 부여하는 '믿음의 마방운영'을 추구한다.
신우철 조교사의 철칙은 성적이 아무리 부진한 경주마라도 한 달에 1번 이상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것. 이런 원칙이 성공을 거두면서 30년간 무려 10회 이상 연간 최다승을 차지했고, 다승 2위내 진입은 무려 20여회에 달한다.
상반된 스타일의 김호 조교사와 신우철 조교사가 벌이는 다승경쟁에 경마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김호 조교사 ◇신우철 조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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