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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홍의 88365]학생보다 더 심한 영재고 엄마의 스트레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09-03 10:21




"쟤는 게임만 하는 데 시험을 잘 봐. 머리가 정말 좋은가봐."

친구 아들이 중학교 때 듣던 이야기다. 그 아들은 영재고에 진학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요즘 이 말을 한다. 영재고 친구들은 매일 게임을 하고 노는데, 시험을 보면 상당수가 A플러스나 A제로란다.

영재고 시험은 절대평가다. 1등에서 100등까지 서열화되지 않는다. A플러스, B제로 등 자기 성취도만 나온다. 친구들이 아닌 자신과의 경쟁이다. 수재 집단이기에 성적 우수자는 매번 다르다. 이 학교에는 수학, 물리, 화학, 정보 등 우리나라 국가대표 대부분이 다니고 있다.

그러나 국가대표라고 해서 교내 경시대회에서 꼭 1등을 하지는 못한다. 그들의 절반 정도는 20~30등 사이에 있다. 교내 경시대회에서 장려상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의 상위권 얼굴도 매번 다르다. 영재들이 그만큼 촘촘하게 비집고 서 있는 것이다.

한 아이는 중학교 때 전국대회에서 습관적으로 수상했다. 그러나 영재학교 교내 시험에서는 장려상을 받는 것도 버거워한다. 수석 입학생도 교내 경시대회 수상자 명단에서 이름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학교를 재미있게 다닌다.

반면 부모들은 노심초사다. 영재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아이가 잘 할 수 있을지 불안해 한다. 이 학교 상당수 학생과 부모의 1차 목표는 국가대표, 2차 목표는 올림피아드 금상, 3차 목표는 학교 성적 30%안에 드는 것이다. 하지만 소극적인 목표도 있다. 100등 밖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아웃100(OUT 100)이다. 영재학교 한 학년은 120명이다.

한 영재학교 엄마가 상담하러 왔다. 시험 기간에 항산화제 주사를 놓아달라는 것이었다. 항산화제는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뇌의 에너지는 혈당과 산소다.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이것이 지나치면 세포에 축적되어 뇌의 기능저하와 만성피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학습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런데 항산화제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당연히 뇌의 컨디션이 좋아진다. 또 수험생의 스트레스와도 연관이 높은 만성피로, 위와 장의 기능약화 등 자율신경 기능도 호전될 수 있다. 엄마는 아들을 시험 직전에 한 번씩 병원으로 데려온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개인의 특성에 맞게 처방한 항산화제 주사를 맞기 위해서다.

그런데 요즘에는 엄마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황산화제 주사를 맞는다. 수험생 엄마 스트레스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다. <홍성재/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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