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맛과 멋이 흐르는 풍류의 고장 '전북'의 매력속으로…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2-06-19 16:00


전라북도는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갖춘 고장으로 이름난 곳이다. 탄탄한 전통문화의 기반 속에 피어난 저력은 전북을 맛과 멋이 흐르는 풍류의 고장으로 각인 시켜 놓았다. 전라북도의 웅숭깊은 매력은 길에서도 만날 수가 있다. 남원의 지리산 둘레길& 명품길, 부안 마실길 등 도내 곳곳에 명품 걷기 길이 마련돼 있어 '건강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에 제격이다. 특히 각 트레킹 코스마다 해당지역의 과거와 현재가 잘 담겨 있어 아련한 향수와 함께 문화와 역사의 온기를 듬뿍 맛볼 수가 있다.
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이즈음 몸과 마음이 흡족한 여정을 꾸리고 싶다면 전라북도의 명품 걷기길을 추천한다. 각 트레킹 코스마다 해당지역의 과거와 현재가 잘 담겨 있어 문화와 역사의 온기를 제대로 느낄 수가 있다. 사진은 부안 마실길에서 만나는 적벽강.
부안 마실길

전북 부안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이른바 멀티기행의 적지가 된다. 특히 변산은 최고의 절경으로 산변산(내변산)과 바다변산(외변산)으로 나뉜다. 산변산에는 팔경이 있고 바다변산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켜켜이 쌓여있다. 부안사람들은 최근 내외변산을 아우르는 명품 걷기길을 선보였다. 이른바 '마실길'이 그것으로, '마실'은 마을을 뜻하는 사투리다. 이웃으로 놀러갈 때 걷던 고샅길이란 정겨운 뜻을 담고 있다.

마실길은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서두터 부터 부안자연생태공원까지 4구간 8코스 총 66㎞에 이른다. 각 코스마다 이름부터가 정겹다. 1코스 '조개미패총길', 2코스는 '노루목상사화길', 3코스는 '적벽강 노을길', 4코스는 '해넘이 솔섬길', 5코스 '모항 갯벌 체험길', 6코스 '쌍계재 아홉구비길', 7코스 '곰소 소금밭길', 8코스 '청자골 생태공원길' 등이다.

그중 성천부터 격포해수욕장을 지나 격포항까지 이어지는 3코스 '적벽강 노을길'은 부안 해변의 매력과 지질학적 생태까지 두루 살필 수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도 그만이다.


고사포해수욕장 앞바다의 후리 그물작업. 맛난 졸복을 듬북 건져 올렸다.
시작은 성천포구이지만 대체로 고사포해수욕장부터 걷는다. 리기다 송림과 부채 살처럼 펼쳐진 너른 모래밭을 갖춘 고사포 해변은 여름철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통한다. 특히 성천포구 인근 해변에서는 후리그물 조업 등 어촌의 풍광도 만날 수 있어 한층 목가적 여정이 펼쳐진다. 어른 서너 명이 100m 남짓의 그물을 양쪽에서 잡고 뭍으로 향해 걸어 나오며 물고기를 잡는데, 요즘은 최고의 미식거리 졸복 등이 곧잘 잡힌다.


성천포구
고사포해수욕장의 끝자락과 만나는 성천포구는 무슨 요새처럼 생겼다. 바다에서 백사장과 해안절벽 사이 좁다란 물줄기를 따라 들어가면 안쪽에 옴팡진 모습의 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포구 옆 산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 초소길은 짙은 숲길과 툭 트인 바다의 매력을 동시에 맛볼 수가 있다. 군부대 초소가 있어 해안경계를 섰던 철조망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숲을 빠져 나와 해안도로와 만나는 곳에는 하섬 전망대가 있다.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3~4일씩 물길이 열리는 하섬을 비롯해 누에섬, 위도, 고군산군도, 새만금방조제 등 주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포인트이다. 하섬은 죽합 등 조개를 채취할 수 있는 갯벌 체험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원불교 대종사인 소태산 박중빈이 원불교 교리를 완성한 곳으로 원불교의 성지에 다름없는 곳이다.


하섬 전망대 부근을 지나는 마실길.
이후 마실길은 산길, 바닷길, 마을 고샅길 등을 거치며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적벽강과 만난다. 변산면 격포리에 자리한 적벽강(赤壁江)은 후박나무 군락지가 있는 격포리로부터 용두산을 감싸는 2㎞의 해안선을 이른다. 송나라의 소동파가 즐겨 찾았다는 중국의 적벽강과 닮아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해질녘 적색을 띤 벼랑에 붉은 기운이 내려앉을 때의 모습이 장관이다.


해수욕의 명소 격포해수욕장 말미에는 부안 최고의 명물은 채석강이 자리하고 있다. 억겁의 세월 속에 형성된 채석강의 지질학적 신비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해수침식작용으로 층을 이룬 절벽 아래로 펼쳐진 편마암층은 벼루를 연상케하고, 닭이봉 아래의 층암절벽은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절경을 이룬다.

인근 격포항은 고군산군도 등 서해안 섬을 오가는 중심포구로 철마다 도다리, 우럭, 꽃게 등 어패류가 넘쳐난다.

남원 지리산 둘레길& 명품길

장중한 지리산은 곳곳에 명품 트레킹 코스도 품고 있다. 최근 걷기 열풍 속에 생겨난 '지리산 둘레길'이 대표적으로, 지리산 둘레를 감싸고 있는 3개도 5개시-군 100여개 마을의 지리산 옛길, 고갯길, 숲길, 강둑길, 논두렁길, 마을길 등을 이어 하나의 길로 연결한 장거리 도보길이다.


남원 지리산 둘레길<사진=남원시 제공>
특히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곳곳에 걸쳐있는 정겨운 숲길, 논두렁길, 마을길을 따라 걸으면 지리산이 보듬어 온 문화와 역사를 느낄 수 있어, 자기 회고와 성찰에 좋은 여정이 된다.

전북 남원시에도 지리산 둘레길이 있다. 하지만 요즘 둘레길은 찾는 이들이 워낙 많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따라서 외지인들에게 좀 덜 알려진 트레킹코스를 찾는다면 호젓한 숲길의 묘미를 맛볼 수가 있다.

남원시에서는 '구룡폭포 순환코스'(9.5km)를 추천한다. 순환 코스는 육모정~구룡폭포 구간에 지리산 둘레길 제1코스를 더해 육모정으로 되돌아오는 트레킹 길이다. 지리산의 장중한 계곡미와 때 묻지 않은 산촌의 풍광을 함께 접할 수 있어 마니아들 사이 인기다. 특히 자칫 단조로울 수도 있을 둘레길의 단점이 보완된 코스로 그다지 멀거나 험하지도 않다.

남원시청 문화관광과 양인환 테마여행 계장은 이 구간을 가족단위 트레커들에게 반나절(4시간) 나들이 코스로 적극 권한다.

구룡폭포 순환코스는 폭포에서 나무계단을 통해 산위로 오른 뒤, 숲길을 따라 구룡폭포 주차장에 도착~둘레길인 회덕마을~정자나무 쉼터~구룡치~개미정지 쉼터~내송마을~육모정에 이르는 구간을 따라 걸으면 된다.

먼저 구룡폭포까지는 육모정부터 구룡계곡을 거쳐야 한다. 산행의 시작은 육모정이다. 춘향묘와 국립공원관리공단 북부사무소 구룡분소가 자리한 지역으로 굽이치는 용소와 널찍한 암반에는 6개 기둥을 한 정자 '육모정'이 있다. 육모정에서 정령치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따라 500m 남짓 걸으면 구룡계곡 입구다. 지리산은 장중한 규모만큼이나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다. 그중 구룡계곡은 산세와 풍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구룡계곡은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으로 이어진 지리산 서북능선의 왼쪽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육모정에서 구룡폭포까지 3km 가량 이어지는 계곡 길은 때 묻지 않은 지리산의 청정 자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때문에 맑은 계곡수를 따라 녹음 속 청신한 기운을 만끽하며 산행을 즐길 수가 있다.

구룡폭포 까지 가는 동안 바위의 모양이 말구유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구시소', 곡식을 까불리는 키를 닮았다는 '챙이소', 선인이 바둑을 두었다는 '유선대' 등 구룡계곡의 아홉 절경이 펼쳐진다.

구룡계곡의 하이라이트는 '구룡폭포'다. 평소 수량이 풍부한 폭포수이고 보니 비가 많은 때에는 그 웅장함이 더하다. 30m 길이의 구룡폭포는 비스듬히 누운 와폭이다. 남원 사람들이 고장의 제1경으로 꼽고 있는 명소로, 9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구룡폭포는 동편제 소리꾼들에게는 성지에 다름없는 곳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득음을 이뤄내는 수행의 폭포로, 송만갑, 박초월, 강도근 등 당대 최고의 국창, 명창들이 웅장한 폭포 소리에 맞서 절세의 소리를 다듬어 냈다.

폭포 주변은 풍광을 속속들이 탐방할 수 있도록 나무 데크와 철제 데크, 현수교(흔들 다리) 등을 마련해두었고, 폭포 주변 기암괴석이 운치를 더한다. 녹음 속으로 쏟아지는 밝은 빛을 벗 삼아 그야말로 호젓한 관조의 발걸음을 떼어 놓고 싶다면 육모정~구룡계곡 코스를 걸어 볼 법하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남원에는 지리산 둘레길과 못지않은 명품길을 여럿 거느리고 있다"며 "최근 지리산 둘레길 개통을 계기로 더 많은 탐방객들이 우리 고장을 찾아 추억을 쌓고 건강을 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찔레꽃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전북의 또 다른 여행명소인 고창군에도 명품 걷기길이 있다.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은 옛 사람들이 걸었던 산, 강, 바닷길을 따라 이어진 문화생태 탐방로이다. 고인돌 박물관을 시작으로 습지와 야생화가 아름다운 세계문화유산 '고인돌길', 인천강과 풍천장어, 복분자의 미각을 따라가는 '인천강변길', 미당 서정주가 생전에 사랑했던 선운리 '질마재'는 숱한 작품으로 그려냈던 미당의 시적 고향이다. 미당시문학관, 도깨비집, 미당 생가, 국화 향기와 질마재의 신화가 넝쿨처럼 얽혀있는 '국화길' 그리고 선운사와 검단선사의 천오백년 화염의 역사를 체험하는 '보은염 소금길' 등 4코스 총 100리에 이른다. 고창의 옛길을 걷다보면 잃어버렸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맛 볼 수 있다



옥정호 물안개길

전라북도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에 자리한 옥정호는 하늘을 담은 거울처럼 '명경지수'의 자태를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환절기 이른 아침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자태는 가히 몽환적이다. 옥정호는 섬진강 상류에 위차한 호수로 일교차가 커서 유독 물안개가 많이 발생하는데 아침햇살을 받아 수면으로 부터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이처럼 목가적인 호반을 따라 걷는 길은 생각만으로도 근사하다. 구불구불 호숫가를 따라 임실군 운암면 용운리에서 마암리까지 13km 흙길로 이어지는 '물안개길'은 전반적으로 평탄하다. 특히 58개의 이정표가 갈림길마다 잘 설치돼 있어 초행자도 제대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물안개길을 걷고 나면 국사봉 전망대를 들르는 것이 필수. 옥정호를 전체적으로 굽어볼 수 있는 감상 포인트에 다름없다. 옥정호 순환도로 또한 '전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될 만큼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 별점 3개, 전북의 명소?

전통의 숨결이 스민 국제 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사진=전라북도 제공>

전라북도는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지닌 고장이다. 그중 전주시는 이른바 '한(韓)스타일' 문화의 중심으로 한옥마을은 그 상징이다. 도심 속 700여 채의 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는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기와집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한국 전통문화의 풍경을 만날 수가 있다. 미로 찾기 게임을 즐기듯, 이 골목에서 저 골목까지 고향집 골목을 연상시키는 전주한옥마을 골목길을 돌다보면 기억 깊숙이 자리한 고즈넉하면서도 평화로운 옛 향수를 맛보게 된다.

한옥생활체험관을 따라 동락원, 600년 은행나무로 이어지는 골목길과 공예공방촌 지담, 술박물관, 승광재로 연결된 지담골목, 장현식 고택과 전주향교로 이어지는 골목들이 대표적 탐방코스다. 동쪽으로 전주향교와 오목대 주변의 골목길, 성심여고와 학인당으로 이어지는 골목, 공예품전시관에서 전통한지원으로 연결되는 거리도 빼놓을 수가 없다.

전주한옥마을은 전통적인 민속마을이 아니다. 한스타일의 한옥마을이다. 실제 현대인의 삶에 밀접하게 와 닿을 수 있는 전통문화를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생활화했기에 관광객들이 더 즐겨 찾는다. 골목마다 조그만 공방들이 밀집해 있고 예술인들이 나름대로 자기의 작품을 직접 관광객에게 설명하는 그런 공간이다.

신비한 전설 가득한 '진안 마이산'


마이산의 낙조<사진=전라북도 제공>
진안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감도는 신비의 땅이다. 특히 마이산을 찾으면 그 경이로운 광경을 목도할 수가 있다. 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은 동쪽의 것을 숫마이산, 서쪽의 것을 암마이산, 남쪽자락에 야트막하게 솟은 암봉은 나도산이라고 부른다. 산신제를 모셨던 마이산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와 고려 말 이성계가 조선 건국의 꿈을 꾼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마이산은 경관도 경관이지만 특히 탑사 때문에 신비감을 더한다. 크기도 높이도 다른 100여 기의 돌탑들이 마이산 아래 탑사 골짜기를 빼곡하게 채웠다. 전설에는 지금의 탑사 자리가 용궁이 있었던 곳 이라고 한다. 실제로 마이산 정상 부근에는 7000만 년 전의 민물고기와 조개류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어, 마이산 자리가 먼 옛날에는 호수나 강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청동기문화가 살아있는 '고창 고인돌 군락지'


고창 고인돌 군락지<사진=전라북도 제공>
고창 고인돌 군락지는 국내 대표적 유네스코세계 문화유산 등재 유적으로 전라북도의 자랑이다. 군락지의 고인돌은 지상이나 지하의 무덤방 위에 거대한 돌을 덮은 선사시대의 무덤으로 거석문화의 일종이다. 고창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조밀한 고인돌의 분포 지역으로 무려 2000여기가 산재해있다. BC 4~5세기경 조성된 동양 최대의 고인돌 집단 군락지인 죽림리, 상갑리, 매산 마을을 중심으로 수백기가 집중 분포되어 있다. 고인돌은 북방식으로 불리는 탁자식과 상석이 지상에 노출되어있는 개석식, 남방식인 바둑판식 등 다양한 형식이 분포되어 있다. 고인돌 주변에 생태적, 학술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내륙습지도 있다.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보호종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인터뷰=김완주 전북 지사


◇김완주 지사는 전북을 전통과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 관광목적지로 일궈갈 계획이다.
2012년은 '전북방문의 해'다. 따라서 이 고장 사람들은 자타가 인정하는 터전의 매력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열심히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한국적인 관광테마를 갖춘 곳으로 전통과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멋진 관광목적지,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 가득한 흡족한 '관광 전북'을 만들겠다는 게 이들의 당찬 꿈이다. 그 대열의 선두에는 김완주 지사가 있다. 도민과 더불어 새만금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고 한류문화의 원형도시를 부각시켜 전북을 대한민국 명품 관광의 메카로 일구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김 지사를 만나 '관광'에 대한 여러 생각을 들어 봤다.

-올해를 '전북방문의 해'로 삼고 있는데 그 취지는 무엇입니까?

전라북도의 숨은 매력을 널리 알려 더 많은 분들이 우리 도를 찾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좋은 것은 같이 나누는 게 그 효용과 기쁨이 배가 되는 법입니다. '전라북도'라는 매력덩어리를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관광 전북'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상한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까?

상반기만 놓고 보자면 관광객 수가 많이 늘어나는 등 일정 부분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까지 더 많은 관광객이, 더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열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북방문의 해 성과를 단순히 관광객 수 증가에 두지 않습니다. 전라북도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며 좋은 추억을 쌓아서 훗날 전라북도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 '여수엑스포'라는 국가적 메가 이벤트에 가리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데요?

'전북방문의 해'와 '여수세계엑스포'는 우선순위를 따지기보다 서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여수세계엑스포는 3대 국제행사인 만큼 그 관심도가 큰 게 사실이고, 그만큼 정부에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도는 여수세계엑스포와 전북방문의 해를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실제 여수엑스포와의 연계 관광객, 숙박관광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전북방문의 해' 혹은 일련의 관광정책을 펴시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타 시도의 '방문의 해'는 주로 메가 이벤트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는 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북방문의 해'는 메가 이벤트를 지양하고, 기존의 축제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전라북도의 숨은 매력 등 관광자원을 활용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형이벤트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죠. 전라북도라는 곳의 매력을 단 한 번의 메가 이벤트로 알리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매년 전라북도에서 진행해온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음식관광축제 등의 축제 자원과, 언제 어디서든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는 전라북도의 관광자원을 집중적으로 알려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국제공항 및 컨벤션센터 부재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관광정책을 펼치는데 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관광의 또 다른 말은 '환대(hospitality)'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관광수용태세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전라북도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전주KBS에서 여론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우리 도민들은 스스로 가진 장점으로 '정(情)이 많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전북도민들은 인정이 많고, 속정도 깊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전라북도의 가장 큰 관광자원으로 우리 도민들의 '인정'을 꼽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환대 정신'의 근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민간주도 캠페인 실시, 관광업종사자에 대한 친절서비스 교육, 식당환대문화개선사업 등을 통해 관광수용태세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한국적인 관광테마를 갖춘 곳이기도 합니다. 문화재 활용을 통한 관광산업 연계 등 이를 특화시키기 위한 전략이 있습니까?

전라북도가 '가장 한국적인 고장', '5000만 마음의 고향'이라 불리는 이유는 유-무형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고, 이를 계승-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판소리, 한지, 한식, 한옥 등 고유의 전통문화와 전주한옥마을, 고창 고인돌유적, 경기전 등 유형의 문화유산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여기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고창 고인돌유적과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고창 운곡습지와 고창갯벌, 익산미륵사지유적 등 백제역사유적지구도 있습니다. 현재 이 같은 한국적인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수학여행 코스로 전통문화체험 여행을 운영 중입니다. 또 국악 등 더 다양한 전통문화체험 코스를 확대시켜 가장 한국적인 맛과 멋을 전라북도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전북=음식'을 먼저 떠올리게 될 정도로 전북은 '맛의 본향'으로 통합니다. 그 깊은 맛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있다면요?

고추장 앞에 '순창'이란 말이 붙어야 진짜 고추장 같고,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막걸리 앞에 '전주'라는 말이 붙어야 제 맛이 살아나는 것만 같습니다. 또 치즈 앞에는 '임실'이, 추어탕 앞에는 '남원'이, 복분자 앞에는 '고창'이란 지명이 붙어야 제 맛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처럼 전라북도는 '한국음식의 본향'으로 손색없는 고장 입니다.

아울러 전라북도에서는 매년 '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열리고, '한국음식관광축제'가 열립니다. 또 전주가 얼마 전 유네스코가 지정한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것도 우리 도가 한국음식의 본향임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현재 조성 중인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동북아 식품시장의 허브이자 세계 식품시장의 교두보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전라북도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표현하신다면?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전라북도는 매력이 많은 고장입니다. 굳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올해 전북방문의 해 슬로건인 '맛과 멋이 한상 가득'이란 말이 적절할 듯싶습니다.

- '새만금' 개발 사업은 전라북도 미래의 희망인데요 현재 진척상황은 어떻습니까?

현재는 내부토지 개발을 위한 용지별 개발기본계획 수립 및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속도를 내고 제대로 된 개발을 해야만 하는 때입니다. 새만금특별법 개정을 통해 새만금 개발전담기구 및 특별회계 설치와 새만금 매립용지 조성원가 인하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애로사항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새만금 조기개발의 토대가 마련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새만금 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 특히 관광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우선 정부가 선도 사업으로 추진 중인 명품복합도시 개발과, 방조제 및 다기능부지 명소화사업, 방수제 축조사업이 빨리 추진되어야 할 사안 입니다. 관광 분야와 관련해서는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에서 추진 중인 새만금관광단지와 고군산군도지구 조성사업이 대표적입니다. 부안 쪽에 들어서는 새만금관광단지는 동북아 최고의 가족-기업 친화형 복합관광리조트로 개발할 계획이고, 고군산군도지구는 호텔과 콘도, 워터파크 등이 갖춰진 국제 해양관광의 메카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도정을 이끌며 가장 큰 보람은 무엇입니까?

새만금 내부개발을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과 현대중공업, OCI, 일진, 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유치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특히 첨단부품소재, 식품, 신재생에너지 등 핵심전략산업의 완성도를 높여 전북의 산업구조를 자동차 3사와 제지산업 등의 구조에서 조선, 태양광, 풍력, 식품 등으로 다변화·고도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전북 관광 어떻게 이끌 계획입니까?

새만금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고 한류문화의 원형도시를 부각시켜 전통과 미래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전라북도의 매력을 널리 알려나갈 계획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 오든,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오든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 가득한 흡족한 '관광 전북'을 만들겠습니다.

- 여행 좋아하십니까? 올 여름 가족끼리 떠날 만한 여행지 한 곳을 추천해주시죠?

여행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바쁜 도정에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고장의 매력적이고도 추천할 만한 여행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 좋은 곳 중 굳이 하나를 꼽자면 오는 8월 10일 부터 부안에서 개최되는 해양스포츠제전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요트와 비치발리볼, 트라이애슬론, 카누 등 여간해선 잘 접할 수 없을 해양스포츠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올 여름 이색 여행지로 그만일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아름다운 순례길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전주, 익산, 김제, 완주 4개 시군에 걸쳐,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대 종교가 합심해 조성한 '아름다운순례길'을 활용해 올해 11월에 세계순례대회를 개최합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4대 종교가 함께 만든 아름다운 순례길을 걸으며 마음의 평화와 삶의 원기를 채워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전북방문의 해 포스터


◆2012 전북방문의 해?

슬로건= '맛과 멋이 한 상 가득'

주최=전라북도 14개 시-군

유치 목표=내방객 500 만명 추가유치

의미& 목적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관광산업 육성으로 경제난 타개. 지역관광의 수용태세를 개선, 외래 관광객 유치 증대를 통한 지역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

준비= '올해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특색을 잘 알릴 수 있는 축제와 자연과 함께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관광코스를 마련해두고 있다. 전북을 찾은 관광객이 감동하고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손님맞이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이종석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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