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이윤, 그리고 위험(리스크).
금융위원회는 최근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했다. 몇 차례 가시적인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는데 회생을 담보할만한 조치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이번에 단계를 높인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내렸다. 6개월간 펀드 신규설정과 일임, 자문 신규계약 등을 못하게 만들었다. 사실상 신규영업이 불가능이다. 퇴출을 위한 전단계로 보면된다.
금융위는 와이즈에셋 자산운용에 영업용 순자본비율 150% 이상 및 최저자기자본 요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오는 6월 30일까지 자본금을 증액하고 이를 포함한 경영개선 계획을 5월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한때 잘 나가던 와이즈에셋이 이처럼 망가진 것은 2010년 '11.11 옵션사태'라 불리던 대규모 손실 때문이다. 당시 와이즈에셋은 선물·옵션 시장에서 양매도(콜과 풋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로 자본금(100억원)의 약 9배에 달하는 889억원을 10분만에 날렸다. 국내 금융계는 당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양매도는 옵션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돈을 벌수 있지만 변동 폭이 커지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쉽게 돈을 벌려다가 나락에 떨어진 셈이다.
최근 펀드를 운영하는 자산운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커지고 있다. 여유자금이 있어도 돈을 굴릴만한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줬던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자산 안정 필요성이 더 커졌다. 하지만 믿을만한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예대 마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는 3%, 대출 금리는 6% 내외였다. 예대 마진은 3% 안팎이다. 은행에 그냥 돈을 맡기면 이자는 쥐꼬리, 돈을 빌리면 매달 '뭉칫돈'을 줘야 한다.
이런 고민들이 자산운용에 문을 두드리게 만든다. 현명한 고민과 선진화된 투자기법으로 전문가들이 고객의 자산을 불려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와이즈에셋 사태에서도 보듯 일부 자산운용사는 책임감과 투자 철학이라는 기본 중 기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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