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와인의 평가 기준 '꼬달리'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2-01-31 12:56


최훈원장

질(質) 좋은 와인은 어떻게 구분할까?

맛, 색깔, 향 등 여러 평가 기준이 있지만 '여운(finish)'을 최고의 평가기준으로 삼는 전문가들이 많다.

와인을 마실 때, 한 모금 삼킨 와인이 목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무언가의 느낌, 그 느낌이 아주 짧거나, 반대로 긴 여운(long finish)으로 지속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목줄기를 타고 내리는 시간의 길이를 '렝스(length)', 와인에 대한 마지막 경험을 '여운(피니시)' 이라 부른다 . 이 같은 여운이 길고 기분 좋게 이어질 때(long and lasting) 전문가들은 선뜻 '좋은 와인'이라고 평가한다.

반대로 끝맺음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여운이 짧게(short) 그쳐 버리는 경우도 있다. 마치 마른 강바닥에 물줄기가 스며들 듯 그 여운이 흔적 없이 사라지는 조악한 와인이 그러하다.

한마디로 와인의 '피니시'는 질 좋은 와인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일부 와인 평가자들은 이 피니시의 길이를 수치화해서 평가에 응용하고 있다. 그 한 예가 '꼬달리'(caudalie)라는 측정 단위다. '1꼬달리'는 '1초'의 길이와 같다. 갓 출시된 젊은 와인은 대개 꼬달리가 '5~6'인데 비해, 잘 숙성된 질 좋은 와인은 '20꼬달리' 이상이다.

반면 미국의 저명한 와인 석학 로버트 파커는 와인 분석에 '초(second)'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론 지방 꼬뜨 로티의 '라 랑돈' 와인을 무려 '40초의 여운'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색깔로도 질 좋은 와인을 구분할 수 있다.

신선한 포도로 와인을 빚었다 해도 분명 질 좋은 와인과 그렇지 못한 조악한 와인이 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화려한 황금빛을 띠고 기분 좋은 과실 향을 풍길 때 질 좋은 와인으로 평가한다. 반면 레드 와인의 경우 밝은 오렌지 색상이 따뜻하고 화사한 체리 색으로 변하면 잘 숙성된 와인으로 받아들인다. 글·최훈(보르도와인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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