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불황에 없어서 못 파는 세제도 있다. 중성세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울샴푸의 돌풍이다. 울샴푸는 사상최대 매출로 기록하며 품절사태를 빚고 있다.
이유는 아웃도어 열풍. 아웃도어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니 전용 중성세제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미투제품이 사라진 중성세제 시장에서 울샴푸가 '나홀로' 잘나가는 이유다. 애경(대표이사 고광현)은 자사의 중성세제 '울샴푸'의 지난 해 매출이 130억원을 넘어서면서 1990년 출시이래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4일 밝혔다. 이는 목표로 잡은 110억원 보다 20억 정도 많은 매출이다. 매출 성장세가 그리 뚜렷하지 못한 업종특성상 이례적이란 업계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해 12월에는 일부 매장에서 결품이 발생하면서 영업사원 사이에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오며 제품 확보에 혈안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애경 관계자는 "경기불황에 따라 소비자의 세탁습관이 바뀌면서 중성세제 사용이 늘었고, 아웃도어 열풍까지 불면서 기능성의류 관리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의류와 고급 패션의류는 무조건 세탁소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중성세제로 손세탁하는 가구가 늘었고, 드라이크리닝이 아웃도어의류의 특수소재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주의사항이 널리 알려지면서 중성세제 사용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아웃도어 의류뿐 아니라 SPA브랜드 의류관리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중성세제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명품 못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는 SPA브랜드 의류는 세탁 및 관리가 까다로운 편임에도 중가의 가격대라 드라이크리닝을 선뜻 맡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울샴푸는 전체 170억원으로 추정되는 중성세제 시장에서 7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1990년 출시와 동시에 중성세제라는 신규시장을 창출하며 고유의 오리지널리티를 바탕으로 20여년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장수브랜드.
신규시장이 창출되면 경쟁사에서 곧 바로 미투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분할하는 것과는 달리, 제품력을 바탕으로 후발브랜드에게 점유율을 뺏기지 않고 오히려 매년 성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울샴푸의 미투제품으로 울센스를 선보였다가 실크샴푸로 변경했다가, 다시 울센스를 출시한 이후 울케어, 테크울, 테크 울케어, 울드라이로 브랜드명을 교체하며 울샴푸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현재 10%대의 점유율에서 고전하고 있다. 피죤 역시 울터치로 지난해 12%대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최근 3년간 매년 5~6%씩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애경 마케팅부문장 이석주상무는 "1등브랜드 답게 중성세제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관여도를 높이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며 "울샴푸 아웃도어, 울샴푸 블랙앤컬러 등 의류타입에 따라 세분화시킨 제품 개발로 다양한 소재의 의류 전반으로 용도를 확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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