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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영화배급 부문에서 3분기에도 선전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성 때문에 여전히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올 3분기(7~9월) 관객점유율 기준 배급사 랭킹에 따르면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 기간 중 11편을 개봉해 전국관객 1016만5133명을 동원했다. 관객점유율 19.8%로 2위. 1위는 18편의 영화를 통해 1733만명(33.7%)의 관객을 기록한 CJ E&M이다. 이어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른 신생사 N.E.W.가 574만명의 관중(11.2%)을 동원해 3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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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배급사 랭킹에서 CJ E&M과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에 이어 3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2분기에는 CJ E&M에 이어 2위로 한 계단 올라선데 이어 3분기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2005년부터 영화 투자 및 배급업을 시작한 롯데는 지금까지 연간 기준으로 2위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2007년 5위로 첫 5위권에 진입한데 이어 2008년 4위에 올랐고 2009년과 2010년에는 연속으로 3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가 배급사 랭킹에서 올해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내부적으로는 투자금 대비 적은 이익 때문에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영화사업은 롯데쇼핑의 사업본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는 롯데시네마와 투자와 배급업을 맡은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2개 사업부가 있다.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롯데는 껌을 주력상품으로 팔아 성장해 온 기업이다. 그런데 영화쪽에선 껌 장사의 몇분의 1도 안되는 수입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 측에 따르면 올해 영화쪽에 1000억원 정도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영화에서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로 이처럼 거액을 투자해왔으나 성과가 미미해 그룹 고위층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네마사업본부 측에 올해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 등 실적을 문의하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롯데쇼핑의 매 분기 실적발표 때도 시네마 사업부문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고있다. 이 역시 실적부진에 따른 결과로 업계에선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2월에 호텔롯데 상무였던 손광익씨가 시네마사업본부의 총괄 대표로 영입된 것도 실적과 관련이 있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의 터줏대감은 현재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이성관 상무다. 그는 지난 1999년 9월 롯데백화점 일산점에 처음으로 영화관이 오픈할 때 실무자로 관여하는 등 시네마사업본부 발족부터 관여해온 롯데 영화산업의 산 증인. 그런데 실적부진으로 그룹의 입사 후배인 손광익씨가 대표로 선임되었다는 것.
롯데는 12년 전 백화점의 부대사업으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을 시작했다. 백화점내에 영화관을 설치하면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이 쇼핑 손님으로도 이어지는 부수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러다가 CJ 등 대기업이 영화 제작과 투자, 배급, 상영까지를 수직 계열화하면서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멀티플렉스 사업도 하기가 곤란해 지자 2005년부터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영화 투자 및 배급업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흥행산업인 만큼 기본적으로 수익내기가 쉽지않은 게 현실. 10편을 개봉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2편이 넘지않는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물론 영화가 국민들의 여가생활 증진에 기여하는 문화산업인 만큼 '돈벌이' 개념으로만 접근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익'을 중시하는 대기업의 속성 상 투자금 대비 이익률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롯데그룹 핵심층은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는 멀티플렉스 체인인 롯데시네마쪽에선 전국 70개관에 500개 스크린을 확보, CJCGV(81개 극장, 641스크린) 이어 이 분야 2위에 올라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