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공식타이어 지정업체로 활약하는 네덜란드 잔부르트의 마스터즈 F3대회. 올해엔 16명의 레이서들이 화려한 스피드의 향연을 펼쳤다. 사진제공=금호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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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이 지축을 흔든다. 결승전에 나선 카레이서들의 얼굴엔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열기가 강렬한 햇살에 후끈 달아오른 도로마저 녹일 태세다.
네덜란드 잔부르트(Zandvoort)에 위치한 마스터즈 F3 대회 경주장.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킷(Circuit;자동차나 오토바이 경주용 순환도로) 인근 모래 언덕도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뒤덮였다. 경기 초반 예선 2위를 차지한 다니엘 주카델라가 충돌 사고를 일으키자, 곳곳에서 장탄식이 새어나왔다. 전세계 수백억명의 팬을 거느린 모터스포츠의 열기를 절로 실감케하는 현장이었다.
유럽에서 열리는 유명 모터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즈 F3. 전 세계 최상위 F3팀들이 참가하는 경기다. 2008년 F1 그랑프리 챔피언이자, 2011년 중국과 독일 F1 그랑프리에서 1위를 거머쥔 루이스 해밀턴을 포함해 젠센 버튼, 니코 로즈버그 등 현역 F1 드라이버들을 다수 배출했다.
따라서 홍보 효과가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다. 내로라하는 자동차, 정유, 음료수, 담배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에도 각종 글로벌 브랜드들의 깃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곳곳에서 금호타이어 로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14일(현지시각)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펠릭스 로젠비스트 등 우승 선수들의 모자 위에 자리잡은 로고가 바로 금호타이어. 글로벌 모터스포츠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주소라 할 수 있다.
지난 14일 마스터즈 F3 대회 우승자인 펠릭스 로젠비스트가 금호타이어 로고가 수놓아진 모자를 쓴 채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제공=금호타이어
2002년 마스터즈 F3의 공식 타이어로 지정된 금호타이어는 지난 10년간 이 대회에 출전하는 레이싱카에 장착되는 모든 타이어를 독점 공급해왔다. 그리고 14일 공식 타이어 스폰서 조인식을 열고, 향후 3년 동안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마스터즈 F3의 공식 타이어 업체로 향후 3년간 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조인식에서 금호타이어 조동근 상무는 "조직위와 보다 긴말한 관계를 만들어가며 글로벌 모터스포츠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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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앞두고 레이싱카에 장착될 타이어를 운송 중인 모습. 사진제공=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조동근 상무는 이날 조인식에 앞서 "F3 공식 타이어 지정은 곧 기술력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경주에 투입되는 타이어는 급격한 코너링, 시속 240㎞를 넘나드는 고속질주를 이겨내야 한다. 즉 고속과 급커브 주행의 성패를 가르는 타이어의 성능은 레이싱 기술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일반 타이어와 달리 레이싱 타이어는 극도로 가혹한 조건 하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진 가속력을 위한 초저중량, 고강도의 타이어 구조 설계와 첨단 재질 적용 기술이 요구되며, 고속 코너링시 차량의 무게 중심과 접지력을 유지시켜주는 설계 기술은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현재 전세계 150여개 타이어업체 중 최상위 6~7개 업체 제품만이 공식 타이어로 사용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지금의 자리를 꿰차기 전 공식 타이어 업체는 브리지스톤이었다.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해왔다"고 강조한 조 상무는 "전세계 타이어 메이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 시장에서 10년 여간 공식 스폰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금호의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992년 영국 MG 오너스 클럽 시리즈에 참가하면서 모터스포츠 세계에 본격 뛰어든 금호타이어는 94년에는 영국 페라리, 포르쉐, BMW 챌린지 레이싱 대회의 스펙 타이어로 채택됐다. 95년에는 BMW 챌린지와 호주 금호 스즈키 컵 등에 참가했다. 이 과정을 거쳐 세계무대에서 최강자로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또 지난 4년여 동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폰서십에 이어 2011~2012 시즌부터 두 시즌 간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 SV와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이후 독일을 중심으로 벤츠, BMW 등의 명차에 걸맞은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와 함께 현지 소비자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잔부르트(네덜란드)=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