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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우울증 환자, 10명 중 7명 '냉증'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1-06-13 10:20


우울증 환자들은 보통 몸이 덥다고 호소하지만 실제로 10명 중 7명은 '냉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뇌신경전문 내편한한의원(원장 이승환)이 우울증세가 있는 환자 1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2%(120명)에서 수족냉증, 아랫배가 찬 증상 등 냉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현대인들의 우울증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받다보면 간열이 발생돼 열이 머리로 뜨는 상열감과 더불어 머리와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덥다고 느낄 수 있는데 사실은 몸이 차다는 것이 한의학적 설명이다.

이승원 원장은 "스트레스로 인해 몸에서 적정량 이상으로 열이 발생하면 심부온도를 낮추기 위해 열이 바깥으로 배출되는 자연스러운 작용이 일어나는데 사람들은 오히려 몸에 열이 많다고 느낄 수 있다"며 "이때 열을 식히려고 얼음과 아이스크림 등의 차가운 음료와 과일 등을 다량 섭취하거나 에어컨과 선풍기로 장시간 피부를 식히다보면 바깥으로 배출되는 열이 더 많아지고 심부온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냉증 현상이 발생하고 면역력을 담당하는 백혈구 수치도 떨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곧 있을 무더위를 잘못 보내면 우울 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겨울철에 우울증이 시작되고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봄-여름에 우울증이 저절로 회복되는 기존의 내용과는 상반되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원장은 "스트레스성 우울증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열이 높아지고 폐 기운을 약하게 만드는데,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 가운에 특히 폐장이 약화되면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해 우울증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들이 무더위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방 의료기관을 통해 냉증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냉증'이 심하다면 찬 음식 섭취를 자제하고 에어컨을 틀더라도 등은 온열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한편 우울증이 심해지면 복부촉진을 통해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배꼽 양 옆의 복직근을 누를 경우 활시위를 당긴 듯 팽팽한 느낌이 전해지고 배꼽과 명치의 중간부분은 샘물이 솟는 것 같은 두근거림 등 특정부위가 단단하게 굳어있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나 불편함이 느껴지는 경향이 크다.

한의사의 '복부진단'은 좀 더 구체적이다. '복부진단'이란 한방진단에 하나로, 복부의 긴장도, 비율, 색깔, 복피의 두께 등 복부에서 나타나는 징후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오장육부의 부족하거나 넘치는 정도를 판단해 치료의 목표로 삼는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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