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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우승 뒤 아들 딸을 끌어안으며 감격했던 '아버지' 타이거 우즈. 일본에서 열린 조조 챔피언십 우승으로 PGA투어 역대 최다승 타이(82승) 금자탑을 쌓은 '왕년 월드넘버원' 우즈. 호주 멜버른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프레지던츠컵(미국-세계 연합팀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역대 최연소 미국팀 '플레잉 캡틴' 우즈. 2019년은 '골프 황제'의 화려한 부활로 기억될 법하다. 불륜 스캔들, 수차례 이어진 수술과 재활. 44세 우즈에겐 더 이상 정상의 기운이 사리진 듯 했지만 멋지게 일어섰다.
15일 막을 내린 프레지던츠컵은 황제 복귀의 정점이었다. 미국팀은 16대14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셋째날까지 포섬과 포볼 게임에서 열세였지만 마지막날 싱글매치에서 6승4무2패로 전세를 뒤집었다. 프레지던츠컵 역대 전적은 미국의 11승1무1패 압도적인 우세.
우승 뒤 우즈는 "동료들과 같이 플레이하는 것이 너무 좋다.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팀의 주장을 맡은 것은 영광 그 자체다. 이 특별한 경험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동료들 덕분에 나는 놀라운 경력을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승 소감을 말하는 우즈의 눈엔 눈물이 맺혔다.
까칠하고 냉정했던 우즈는 세월속에 부드러워지고 있다. 갤러리를 향해 자주 웃고, 손도 흔들어준다.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선 케빈 나의 '공 빨리 줍기'를 흉내내며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 도중 생일을 맞은 미국팀 멤버 리키 파울러를 위해 버스 안에서 축가를 불러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역대로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주장은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헤일 어윈, 프레드 커플스 등 연륜을 갖춘 레전드의 몫이었다. 우즈는 최연소 단장에 25년만에 '플레잉 캡틴'까지 맡았다. 특히 승점 8-10으로 뒤진 채 맞은 최종일 싱글매치에서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연합팀 신예 에이브러햄 앤서(멕시코)를 따돌리며 역전에 시동을 걸었다.
우즈는 이번 대회 3승으로 프레지던츠컵 최다승 1위(27)가 됐다. 26승을 거둔 필 미켈슨(미국)을 밀어냈다. 1998년 이후 이 대회에 9번째 출전한 우즈는 마지막날 싱글 매치에서만 7승을 거뒀다.
부단장을 맡은 프레드 커플스는 "우즈가 따뜻하게 변했다. 그의 부드러운 성품이 이번 대회에서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고 말했다.
미국팀에 프레지던츠컵 첫 출장 선수가 5명이나 됐지만 우즈는 이들을 격려하며 값진 승리를 만들어냈다. '트러블 메이커'인 패트릭 리드는 갤러리와 마찰을 빚었다. 그의 캐디는 갤러리와 몸싸움까지 벌여 퇴장당했다. 우즈는 리드의 캐디를 감쌌고, 리드는 자신의 코치를 캐디로 기용하며 3패뒤 마지막날 첫승을 신고했다.
연합팀 소속인 한국의 임성재는 올해 US오픈 우승자인 게리 우드랜드를 상대로 싱글 매치에서 3홀 차로 이겼다. 이번 대회 3승1무1패로 강했다. 안병훈은 웹 심슨에게 졌고, 1승2무2패를 기록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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