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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에는 조용한 강자들이 수두룩 하다.
너무 착한 탓도 있었다. 배선우가 KLPGA 미디어 가이드에 적은 프로필에는 "저는 남을 많이 챙겨주는 것이 단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장점이 되어 나중엔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단점이라 느낄 만큼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먼저 챙기는 성격이란 뜻이다. 실제 배선우는 연말이면 소속사 삼천리 선수들과 함께 어김없이 봉사활동에 나선다. 사비를 털어 이웃 돕기에도 늘 앞장서는 모범적인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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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배선우는 이번 하이원리조트 대회에서 집념을 제대로 발휘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 나희원에게 무려 8타 뒤져 있었지만 마지막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인 64타를 몰아치며 연장 승부 끝에 기어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연장 승부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여기(18번 홀)가 버디가 나오기 힘든 홀이기 때문에 최대한 파로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집념을 가지고 임했음을 에둘러 설명했다.
배선우는 "작년부터 우승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나는 잘한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라고 말한 뒤 "이렇게 몰아서 뒤집어 우승할 줄 몰랐는데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대견하다 말하고 싶다"며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대해 뿌듯해 했다.
배선우의 변신. 과연 '꾸준함의 대명사'란 수식어를 '집념의 골퍼'로 바꿀 수 있을까.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그는 예의 겸손 모드로 돌아간다. "이번 대회에서 첫 승을 했기 때문에 남은 시즌에는 상금순위 톱5에 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에요. 메이저 대회 우승도 하고 싶고요. 그래서 다음 주에 열리는 한화대회도 잘하고 싶어요." 현재 배선우는 상금랭킹 4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