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여고부 우승자 김다은(오상고1)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한다. 예선부터 일찌감치 시작된 폭염에는 이제 어지간히 익숙해진 터. 문제는 폭염보다 더 뜨거운 경쟁이었다. 한국 골프의 미래가 찬란한 내일을 향해 샷을 쏘아 올렸다.
엄격한 규율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골프를 배운 선수들. 바짝 긴장해서 샷을 하는 옛날 선수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스샷에 "아, 망했어", "미쳤나봐. 겨우 요 거리를 뺐다니까"하며 꺄르르 웃고 떠든다. 영락없는 사춘기 중고교 선수들의 발랄한 모습이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만큼은 달랐다. 승리를 향한 의지가 매섭게 빛났다. 그 강한 승부욕이 사상 유례 없는 전 부문 서든데스 연장전을 불렀다. 남녀 고등부, 남녀 중등부 모두 동타 1위가 나와 우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고등부에서는 남녀 모두 1학년 학생이 우승을 차지했다. 부안, 남원 코스에서 계속된 여자 고등부에서는 김다은이 정시우(영서고2)와의 연장 승부에서 승리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전날 7언더파 65타로 공동 1위였던 김다은은 이날 6타를 줄여 13언더파로 이날 무려 9언더파를 몰아친 정시우와 동타를 이뤘다. 2타를 뒤지고 있었지만 16번 17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16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김다은은 그린 주변에서 올린 3번째 어프로치샷을 홀 옆에 붙여 버디를 잡으며 파에 그친 정시우를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다은은 "날씨가 더워 대회 내내 집중하며 치느라 힘들었다"며 "사흘전 끝난 일송배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해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장타를 펑펑 날리는 1학년생 김다은은 올해만 벌써 3번째 우승을 차지한 유망주. "시원시원하고 긍정적인 모습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남중부에서는 이 준(광성중3)이 전날 1위였던 김경민(오상중3)과의 연장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이븐파 71타를 기록했던 그는 이날 5타를 줄이며 66타, 합계 137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여중부에서는 이예원(문정중3)이 7언더파 65타를 기록, 최종합계 136타로 박아름(학산여중3) 유서연(석문중2)과 연장승부를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군산(전북)=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