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품격' 김지현2, 아시아나항공오픈 정복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8-07-08 16:44


김지현. 제공=KLPGA/박준석

김지현. 제공=KLPGA/박준석

김지현. 제공=KLPGA/박준석

"파리에 가고 싶어요."

'베테랑' 김지현2(27)은 아직 유럽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국내 유일의 항공사 스폰서십 대회인 아시아나 항공 오픈에서 우승하면 부상으로 주어질 티켓으로 "유럽, 그 중에서 파리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바람이 이뤄졌다.

김지현은 8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포인트 호텔 앤드 골프리조트(파72·6155야드)에서 열린 KLPGA 아시아나항공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막판 맹추격을 한 조정민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6월 롯데칸타타오픈 이후 1년1개월 여만의 통산 4승째.

10년차 베테랑 다운 노련함과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까다로운 골프장. 티샷 안착률과 그린적중률이 높은 김지현은 까다로운 골프코스에 최적화 된 선수 중 하나였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이 대회는 코스 레이아웃이 까다롭고 어려워서 메이저 대회 같은 느낌이 든다.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잘 지키는 선수가 잘 칠 수 밖에 없는 코스"라고 분석했다. 최종 승부는 그의 말 그대로 이어졌다.


지한솔. 제공=KLPGA/박준석
8언더파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지현은 1타차 2위로 동반한 지한솔(22)과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전반까지 1타차 선두를 유지했지만 후반 시작하자마자 선두를 내줬다. 지한솔은 10,11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김지현은 침착했다. 흔들림 없이 자신의 루틴을 유지하며 페이스를 유지했다. 지한솔이 3홀 연속 버디를 아깝게 놓친 12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팽팽한 선두 대결이 펼쳐지던 14번홀이 분수령이었다. 지한솔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지형 탓에 예상치 못한 OB가 나 버렸다. 지한솔이 더블보기를 하는 사이 김지현은 해당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타수를 3타 차로 벌렸다. 살짝 집중력을 잃은 지한솔은 다음 홀에서도 티샷 미스로 보기를 범하며 추격 기회를 놓쳤다.


조정민. 제공=KLPGA/박준석
두 선수가 선두 경쟁을 벌이는 사이 언더독이 등장했다. 조정민(24)이었다. 노보기로 버디만 7개를 쓸어담으며 16번 홀에서 김지현과 공동선두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새 도전자가 나타났지만 김지현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골프에 집중했다. 서두르지도 망설이지도 않고 편안하게 일정한 리듬의 샷과 퍼트 루틴을 유지했다. 결국 김지현은 파3 17번 홀에서 중거리 버디 퍼팅을 과감하게 떨어뜨리며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우승에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조정민이 중거리 버디퍼팅에 실패했고, 김지현은 그 홀을 파로 마치며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획득했다. 부상으로 아시아나항공 전 노선 이용이 가능한 최상급 왕복항공권도 확보했다.

지난달 초 롯데칸타타오픈에서 54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웠던 조정민은 비록 우승을 놓쳤지만 최종 10언더파 206타로 최근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배선우. 제공=KLPGA/박준석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타수를 줄인 배선우(24)가 이날 5타를 줄여 최종 9언더파 207타로 3위를 차지했다. 최혜진(19)은 최종 7언더파 209타 4위로 마치며 대상포인트에서 오지현(22)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김지현과 우승경쟁을 펼쳤던 지한솔은 6언더파 210타로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첫날 선두로 나섰던 이정민은 최종합계 3언파로 공동 12위, 상금왕 오지현은 최종합계 이븐파로 공동 19위에 그쳤다.

중국 선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톱10에 단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세계 톱랭커 펑샨샨(29)은 최종합계 2언더파로 공동 14위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KLPGA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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