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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가고 싶어요."
'베테랑' 김지현2(27)은 아직 유럽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국내 유일의 항공사 스폰서십 대회인 아시아나 항공 오픈에서 우승하면 부상으로 주어질 티켓으로 "유럽, 그 중에서 파리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바람이 이뤄졌다.
10년차 베테랑 다운 노련함과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까다로운 골프장. 티샷 안착률과 그린적중률이 높은 김지현은 까다로운 골프코스에 최적화 된 선수 중 하나였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이 대회는 코스 레이아웃이 까다롭고 어려워서 메이저 대회 같은 느낌이 든다.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잘 지키는 선수가 잘 칠 수 밖에 없는 코스"라고 분석했다. 최종 승부는 그의 말 그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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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지현은 침착했다. 흔들림 없이 자신의 루틴을 유지하며 페이스를 유지했다. 지한솔이 3홀 연속 버디를 아깝게 놓친 12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팽팽한 선두 대결이 펼쳐지던 14번홀이 분수령이었다. 지한솔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지형 탓에 예상치 못한 OB가 나 버렸다. 지한솔이 더블보기를 하는 사이 김지현은 해당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타수를 3타 차로 벌렸다. 살짝 집중력을 잃은 지한솔은 다음 홀에서도 티샷 미스로 보기를 범하며 추격 기회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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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도전자가 나타났지만 김지현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골프에 집중했다. 서두르지도 망설이지도 않고 편안하게 일정한 리듬의 샷과 퍼트 루틴을 유지했다. 결국 김지현은 파3 17번 홀에서 중거리 버디 퍼팅을 과감하게 떨어뜨리며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우승에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조정민이 중거리 버디퍼팅에 실패했고, 김지현은 그 홀을 파로 마치며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획득했다. 부상으로 아시아나항공 전 노선 이용이 가능한 최상급 왕복항공권도 확보했다.
지난달 초 롯데칸타타오픈에서 54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웠던 조정민은 비록 우승을 놓쳤지만 최종 10언더파 206타로 최근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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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톱10에 단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세계 톱랭커 펑샨샨(29)은 최종합계 2언더파로 공동 14위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KLPGA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