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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천하'다.
올 시즌 몰라 보게 달라진 점은 '멘탈'이다. '새가슴'에서 '강심장'으로 변했다. 지난해 칸타타 여자 오픈을 되돌아보자. 박성현은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1m 우승 퍼트를 놓쳐 연장전으로 끌려간 끝에 우승 기회를 날렸다. 그러나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선 달랐다. 상황은 칸타타 여자 오픈과 비슷했다. 1타차 선두로 18번 홀(파4) 그린에 올라섰다. 4m의 부담스런 파 퍼트가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성현은 이 파 퍼트를 쉽게 성공시키고 연장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험이 그녀를 성장시켰다. 박성현은 "멘탈 훈련은 따로 한 적이 없다. 멘탈은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챔피언조에서 계속 플레이를 펼치면서 다른 선수보다 많은 경험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역대 9차례 대회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렀는데 6차례 우승했다. 최근 3개 대회에선 모두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러 우승까지 일궜다.
KLPGA 투어 시즌 최다승은 2007년 신지애(28)가 작성한 9승이다. 그러나 박성현은 신지애 우승 페이스보다 훨씬 빠르다. 당시 신지애는 7개 대회 만에 시즌 3승째를 거뒀다. 그러나 박성현은 3개 대회에 나서 3승을 따냈다. 역대 KLPGA 투어를 휩쓴 선수들과 비교해도 박성현의 우승 속도는 전무후무하다. 2014년 시즌 6승을 올린 김효주(21·롯데)는 11개 대회 만에 3승을 올렸다. 지난해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9개 대회 만에 3승을 기록했다.
박성현에게 9년 만에 시즌 최다승 경신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대항마들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이정민(24·BC카드)과 달랏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조정민(21·문영그룹), 롯데마트 여자 오픈 우승자 장수연(22·롯데) 등이 기복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최근 두 대회 연속 톱 3 안에 진입한 김민선(21·CJ오쇼핑)이 맹추격하고 있을 뿐이다.
또 김세영(23·미래에셋) 전인지 김효주 등 세계 톱 랭커들이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박성현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박성현은 LPGA 투어 대회도 병행할 예정이라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변수이긴 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