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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초반 상-하위 구도 드러나지 않은 공통점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3-30 18:20


포항 수문장 신화용.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말 2015시즌을 마치고 국내 마무리 훈련에 들어갔을 당시 김도훈 인천 감독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때 데려간 골키퍼는 달랑 이태희 한 명이었다.

간판 수문장이었던 유 현이 FC서울로 떠난 이후 대체 선수를 빨리 뽑지 못한 데다 '넘버2' 골키퍼 조수혁이 2015시즌 후반 부상으로 4월 복귀도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이후 1월 14일 경남에서 뛰던 김교빈을 영입했고, 2월 29일 20세이하 대표 출신 김다솔을 추가했다. 김다솔은 팀에 합류한 시기나 경험상 사실상 R리그(2군리그)용이고 이태희와 김교빈으로 힘겹게 시즌을 끌어가는 중이다.

이태희는 2015년 시즌 유 현-조수혁에 밀려 4경기 뛰는 데 그쳤고, 김교빈은 인천 입단 이전 4시즌 동안 4경기밖에 출전못하는 등 벤치워머들이다. 떠나간 유 현의 빈자리를 메워주기에는 크게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수원도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을 놓친 이후 골키퍼 포지션에서 이렇다 할 보강이 없었다. 신인 김선우와 용인시청에서 뛰던 양형모를 영입했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기는 아직 요원하다.

지난해 정성룡 백업으로 2014년 4경기에서 2015년 16경기 출전으로 늘린 3년차 노동건을 주전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서정원 수원 감독이 "시즌 개막 이전부터 우려했던 골키퍼 포지션에서 문제점이 나타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해 마음아프다"고 할 정도다.

울산도 현재 0득점-2실점으로 12개 클래식팀 가운데 유일하게 무득점 허약한 팀으로 남아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명가 재건과 멀어진 모습이다. 특히 울산은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를 일본(빗셀 고베)으로 보내고 대체자원을 찾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부산 골키퍼 이창근을 영입하려고 긴밀하게 접촉했다가 무산됐고, 시즌 개막이 임박해서 FC서울 김용대를 급히 수혈했다. 김용대는 유 현이 가세한 서울의 내부 경쟁에서 사실상 밀려난 자원이다.

이들 3개팀의 공통점은 올 시즌 현재 최하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과 울산이 1무1패, 골득실 -2로 동률이지만 다득점에서 수원(2골)이 앞서 10위이다. 인천은 2패 최하위.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3개팀은 골키퍼 고민을 안고 있다. 인천, 수원, 울산 모두 지난해까지 팀의 간판 수문장이었던 유 현 정성룡 김승규를 붙잡는 데 실패한 뒤 안심할 만한 보강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희한하게 닮았다. 에이스 골키퍼를 잃은 후유증에 톡톡히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시즌 초반 골키퍼의 존재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상위 그룹을 보면 더 확연해진다. 1위 포항, 2위 성남을 비롯해 올 시즌 양강 전북(1승1무)과 서울(1승1패)은 골키퍼가 탄탄하다는 점이 같다.

포항은 2004년 포항에서 데뷔해 13년째 포항의 '철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2006년부터 전북맨으로 뛰고 있는 권순태 역시 안정된 뒷문을 구축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성남은 올림픽대표팀의 넘버1 골키퍼 김동준으로 재미를 보고 있고, 서울은 베테랑 유 현을 영입해 김용대를 대신할 전력 보강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아직 시즌 2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데다 골키퍼가 팀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시즌 초반 골키퍼에서 희비가 엇갈린 팀들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흥미는 높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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