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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만큼은 절대 지고 싶지 않다."
7월 말, 중국 우한 출국을 앞둔 태극낭자들은 동아시안컵에서 가장 이기고 싶은 팀을 묻자 예외없이 "일본!"을 외쳤다. A매치 100경기를 눈앞에 둔 '권중사' 권하늘(부산상무)도, '1994년생 막내 공격수' 이금민(서울시청), 이소담(대전 스포츠토토)도 이구동성이었다. 중국과의 1차전(2대0 승)에서 감동과 투혼의 승리를 거둔 윤덕여호가 4일 오후 7시20분 일본과 격돌한다. 한일전은 종목불문, 이겨야 사는 경기다. 객관적 전력, 단순한 승패를 뛰어넘는 경기다. 윤덕여호는 2013년 동아시안컵, 한일전 승리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나홀로 2골을 몰아치며 2대1로 이겼다. 한국이 일본을 잡으며, 북한이 '어부지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년만의 리턴매치다. 한일전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3승8무14패로 절대 열세, 그러나 동아시안컵에서는 1승1무2패로 크게 밀리지 많았다. 2008년 이후 최근 5경기 맞대결 전적에서도 2승1무2패로 백중세다. 2011년 이후 일본과의 최근 3경기에선 지소연이 맹활약했다. 나홀로 4골, 3경기 연속골을 밀어넣었다. 이번 대회 '일본 킬러' 지소연이 잉글랜드 FA컵 일정으로 인해 합류하지 못했다. 공격수 장슬기(고베 아이낙)-이민아(인천 현대제철) 등 '뉴페이스'들이 강력한 각오로 무장했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이민아는 중국전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거침없는 돌파와 영리한 발 재간, 반박자 빠른 플레이로 공간을 창출했다. 지소연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다. 고베 아이낙 소속의 장슬기 역시 출전 대기 중이다.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우승,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우승, 2014년 FIFA U-20월드컵 8강을 이끈 에이스다. AFC U-19챔피언십에서는 8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지메시' 지소연이 틈만 나면 추천하고 자랑하는 '후계자'다. 고베 아이낙 진출 후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금민, 이소담 등 절친들이 '꿈의 무대' 월드컵에서 뛰는 것을 응원하며 지켜봤다. 이번 대회 고베 아이낙 팀 동료들도 5명이 출전한다. 장슬기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다. 일본전에서 데뷔골을 노린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소속팀에서의 기회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이번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골을 넣고 팀에 돌아가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 23세 이하 선수 10명
동아시안컵에 나선 일본은 알려진 대로 '베스트 전력'이 아니다. 캐나다여자월드컵 준우승 멤버 중 사와 호마레, 가와스미 나호미 등 무려 17명이 빠졌다. 선수 변화의 폭이 크다. 세대교체를 노리고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23명의 엔트리중 1992년생 이하 선수들이 10명에 달한다. 23명의 엔트리중 골키퍼 2명을 포함, 4명의 선수가 A매치 경험이 전무하다. 수비라인에 다나카 아스나(고베아이낙 34경기), 중원에 가미오노베 메구미(니가타알비렉스 32경기) 공격라인에 다카세 메구미(고베아이낙 57경기) 스가사와 유이카(제프 유니이티드, 33경기)등 단 4명만이 A매치 30경기 이상을 뛰었다. 수비는 24~25세의 경험있는 선수들을 내세워 안정을 꾀했고, 공격은 23세 이하 라인업으로 패기와 체력을 강조했다. 북한전(2대4 패)에서 골맛을 본 '장슬기의 팀 동료' 마수야 리카(고베아이낙)도 1995년생이다.
일본은 1차전 강력한 체력과 파워로 무장한 '디펜딩 챔피언' 북한에게 2대4로 패했다. 사사키 노리오 일본 여자대표팀 감독은 수비수 '다카라 료코 시프트'를 가동했다. 왼쪽 사이드백, 왼쪽 미드필더,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돌려쓰며 변화를 꾀했다. 2-2까지 또박또박 따라잡았지만 후반 34분, 36분 라은심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졌다. '첫승' 제물로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
윤덕여호는 홈팀 중국을 잡으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조직력이나 분위기에서 일본을 앞서지만,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속 체력, 부상 관리가 관건이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이탈한 '핵심 수비자원' 심서연의 공백이 아쉽다. 심서연은 캐나다월드컵 4경기 풀타임을 소화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수비수로도 활용 가능한 멀티자원이다. 중원에서 캐나다월드컵 멤버이자 눈빛 호흡을 과시하는 '베테랑 콤비' 조소현-권하늘, 수비라인에서 김도연 임선주 황보람 등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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