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미켈슨, 아빠 체면 살리며 승승장구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6-16 10:35 | 최종수정 2013-06-16 10:35


필 미켈슨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필 미켈슨(미국)이 US오픈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미켈슨은 16일(한국시각) 미국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 골프장(파70·699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와 버디를 3개씩 맞바꿔 이븐파를 쳤다. 중간합계 1언더파 209타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출전 선수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친 미켈슨은 이븐파 210타를 친 2위 그룹을 한 타차로 앞섰다.

미켈슨은 이번 대회에 앞서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앞두고 다른 선수들은 대회에 집중했다. 일찌감치 대회장으로 와서 연습 라운드에 전념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몰래 라운드를 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러나 미켈슨은 연습 라운드를 포기했다. 심지어 1라운드 당일 아침에 대회장에 도착했다. 이유는 딸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대회장에서 3800km나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한 뒤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밤 비행기를 이용해 대회장에 도착한 미켈슨은 3시간 정도 눈을 붙인 뒤 곧바로 1라운드를 치렀다. 침대 시설이 갖춰진 개인 비행기를 이용했지만 미켈슨은 가족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준 셈이다.

게다가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에 오르면서 더욱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미켈슨은 평소 경기보다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품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9년 US오픈에서도아내 에이미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 무선 호출기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선전했지만 당시 "언제라도 아기가 나올 것 같다고 하면 곧바로 대회를 포기하고 귀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켈슨의 아이는 대회가 끝난 다음 날 세상에 태어났다.

또 공교롭게도 그때 태어난 첫째 어맨다의 졸업식 참석 관계로 올해 US오픈에서는 1라운드 시작 전부터 힘든 여정을 걷게 됐다. 그는 2009년에는 아내 에이미가 유방암 진단을 받자 그해 브리티시오픈 출전을 포기하는 등 약 3개월간 투어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US오픈 우승자와 별도로 미켈슨에게 '올해의 아버지' 상을 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세계랭킹 1·2위인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라운드에서 각각 6타, 5타를 잃어 공동 31위(9오버파 219타), 공동 25위(8오버파 218타)에 머물렀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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