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희(25·볼빅)가 최초로 국산 볼을 사용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하면서 이일희가 사용한 골프볼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이일희는 지난 27일(한국시각) 끝난 LPGA 투어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서 우승컵에 입맞췄다. LPGA 진출 이후 4년 만에 맛본 환희였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볼빅 관계자는 "노란 공이 바람을 가르고 곧바로 날아가는 모습을 갤러리는 물론 다른 선수들도 놀라운 눈으로 지켜봤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무대를 상대로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처럼 볼빅 역시 세계 어느 브랜드와 비교해도 지지 않을 만큼 최고의 성능을 가진 골프공을 제조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골프장 프로샵과 일반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이일희가 사용하는 볼에 대한 문의와 함께 주문이 평소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일희가 사용한 '비스타'는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의 주요 기술력이 모두 집약된 제품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이중코어 기술과 편심 없는 이중코어 제조 공정의 개발로 볼의 정확성을 높였다. 이중코어는 코어의 가장 안쪽에 단단한 내핵을 배치해 강한 반발 작용으로 우수한 비거리를 얻게 하는 동시에 맨틀은 부드럽게 해 타구감과 볼 컨트롤을 용이하게 한다. 내핵의 밀도를 낮추고 맨틀의 밀도는 높여 중심은 가볍고 바깥쪽을 무겁게 설계함으로써 관성 모멘트를 증가시키고 회전력을 오래 지속시켜 착지점까지 스핀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또 맨틀에는 고온에서 수축하고 실온에서 팽창하는 성질을 가진 비스무스 금속을 첨가해 볼의 탄성을 높였다. 또 신소재인 지르코니아 화합물을 함유시킨 커버는 스핀력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켰고, 비행에 최적화된 392개의 큐브 옥타헤드론 딤플은 이상적인 탄도를 실현해 비행의 안정성을 높였다.
실제로 대회 마지막 날 이일희의 티샷은 경기 내내 정확하게 페어웨이를 지켰고 11번 홀을 제외한 나머지 세컨드 샷을 정확하게 그린 위에 올렸다. 이일희는 우승 직후 인터뷰를 통해 "볼빅 볼은 방향성이 좋다. 볼빅 볼로 바꾼 이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미스샷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살짝 빗맞는 느낌이 들면 다른 볼들은 오비가 나버리는데 볼빅 볼은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도전적이고 장타를 좋아하는 내 스타일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볼이 정확히 목표하는 지점에 떨어져서 수월했다. 탁월한 스핀량 덕분에 홀에 가까이 붙이기 훨씬 쉬웠다. '비스타'를 사용하기 전에 다른 외국산 브랜드 공들도 사용해 봤지만 기능면이나 디자인면에서 (볼빅 볼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강풍을 뚫고 날아가는 이일희의 노란 컬러볼은 LPGA무대에서 우승한 최초 국산볼이라는 영예를 안았을 뿐만 아니라 비거리, 스핀, 타구감 3박자를 모두 갖추며 한국 골프용품의 성능을 입증했다. 이일희는 이번 우승을 통해 컬러 볼과 국산 골프공에 대한 편견을 산산이 깨며 우수한 품질과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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